아름다운동행

아빠 잘 가고있지?

고생했어아빠l대보
2024.04.01 06:56 | 조회 1.2k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된지도 몰랐습니다.. 그 사이에 얼마나 정신없이 보낸건지 하루하루는 느린데 .. 계속 동행카페 들락날락 했는데 .. 오늘 49재입니다 아빠 잘 보내드리고 올게요🙏🏻

아빠 안녕?

아빠없는 49일의 시간들을 보내고, 벌써 봄이 왔어☺️

엄마아빠 결혼기념일도 지나고, 엄마생일도 지났다?

나는 그 사이에 여행도 다녀오고, 아빠랑 갔었던 단골음식점도 다녀오고 그럭저럭 지냈는데 아빠는 잘 지내고 있으려나? 거기는 편안하지?

아빠 떠나는 날에만 날씨가 좋다가 그 이후로 한달동안 비가 계속 내려서 우리아빠 많이 슬프구나 하고 하늘만 쳐다봤었는데.. 이제는 정말 아빠를 보내줄 때가 됐네.

이렇게라도 편지를 쓰면 아빠한테 닿을까 .. 내 마음이 그나마 편안해질까 이렇게 주절주절하고 있어.. 나도 이렇게 눈물이 많은지 몰랐네.. 아빠 앞에서는 뭐한다고 그렇게 울지 못했을까.. 어린애처럼 붙잡고 엉엉 울어보기라도 할걸 그랬다.

작년 5월에 내가 아빠랑 엄마랑 같이 해외여행 가자고 했을 때 기억나? 나중에 더 좋은 곳 가자하며 미뤘던 여행.. 그때 내가 끝까지 우겨서라도 여행 다녀올걸.. 살면서 가장 후회되는 일 중에 하나로 남아버렸네. 누구보다 착하게 열심히 산 우리아빠를 누가 이렇게 아프게 하는건지 거기 하늘에서 누구든 만나면 좀 따져봐.. 어떻게 이럴수가 있냐고 .. 퇴직하면 엄마랑 크루즈여행도 가고 유럽여행도 가기로 약속했잖아.. 공기좋은 곳에서 전원주택 짓고 손자손녀도 봐주기로 했는데.. 뭐가 그렇게 급해서 일찍 갔을까..

아빠 병원에서 힘들어할 때, 엄마가 울고있는데 그랬잖아 내 안죽는다 안죽을건데 왜 자꾸 우냐고 그랬잖아.. 근데 나는 그 말을 듣는데 아빠랑 보낼 시간이 얼마 남지않았구나 싶었어. 그래서 아빠의 아픈 모습을 기록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하나라도 더 기억하려고 오래도록 기억하려고 얼굴 뚫어지게 쳐다보고 사진도 많이 찍었어. 마지막까지 가족들 다 보고가려고 했던건지 끝까지 삶의 끈을 쉽게 못놓던 우리아빠.. 내가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힘든 날이었어서 정확하게 기억은 안나는데 아빠 손은 그렇게 기억이 난다? 아빠 손 너무 곱고 예뻤잖아. 노랗게 변해버린 손을 잡고 있는데 마음이 너무 아프더라.. 더 꽉 잡아줄걸 한번만 더 잡아볼걸..

얼마나 잘 살았으면 이렇게 많은 분들이 가는 길 따뜻하게 배웅해주고 같이 울어주고 아파해주실까.. 시끌벅적해서 아빠도 외롭지 않았을거야. 그치? 번호도 지우기 싫어서 핸드폰도 아직 그대로 가지고 있어. 우리말고도 아빠를 그리워하는 분들이 많아서 카톡도 오거든. 그곳은 편하냐고.. 안아프고 행복하게 잘지내는지, 위에서 잘 지켜봐달라고.. 동료분들 카톡왔을 때 엄마랑 밥먹다가 엉엉 울었지뭐야 ㅎㅎ

그래도 병원에서 같이 지냈던 시간동안 우리 아빠 멋있다고 잘살았다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음에 감사하고 있어! 아빠도 우리랑 같이 있을 때 웃었잖아. 그 시간들이 평생 행복한 기억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너무 미안해하지마.. 결혼식장 손 안잡고 들어가면 어때! 보고있을거잖아 그치?

이제 우리 아빠 멀리멀리 좋은 곳에 가야하니까 울지않도록 노력해볼게. 딸이랑 아들은 알아서 잘 살아볼테니까 엄마 좀 도와줘. 아빠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고 항상 내없으면 어떻게 살래 걱정하던 우리 엄마.. 아프지않게 건강하고 즐겁게 살수있게 좀 보살펴줘. 평생의 동반자였는데.. 아직은 아빠를 놓아줄 용기가 안나나봐.. 시간이 걸리겠지만 서서히 괜찮아질거라고 믿고있어! 일상생활 속에 아빠의 흔적들이 너무나도 많이 녹아있어서 보이면 눈물부터 나지만 충분히 그리워하면서 이겨내볼게!! 내가 남들 보란듯이 잘 살아놓고 나중에 꼬부랑 할머니되면 아빠 만나러갈거야 만나면 손 꼭 잡아줘야해. 딸 잘 살았다고 잘 찾아왔다고 반갑게 인사해줘!

무뚝뚝한 딸이라 미안했고, 애교없는 딸이라 미안했고,

짜증 내는 딸이라 미안했고, 용돈 못 드린 딸이라 미안했고, 여행 한번 못 보낸 딸이라 미안했고, 전부 미안하고 고마웠어.

아빠 길다면 길수도 있겠지만 우리 꼭 다시 만나자. 열심히 앞만 바라보고 살아오느라 고생했어. 이제는 어디에 있든 고통없는 세상에서 힘들지않길.. 먹고싶은 것도 마음껏 먹고, 보고싶은 분들도 만나러가고 못간 여행도 다녀오고 아프지말고 환하게 웃으면서 지내기를..

혹시나 아직 우리 곁에 있다면 내 아빠로 살아줘서 너무 고마웠고, 평생 잊지않고 살 거라는 거 알아줬으면 좋겠다. 다음 생에도 꼭 아빠 딸로 태어나서 더 행복하고 즐겁게 해줄게. 아빠가 해준 것에 비하면 한참 모자라겠지만, 백배천배로 보답할거다!!! 만나면 우리 못다한 얘기도 하고 더 재밌게 놀자! 먼저가서 그렇게 노래 불렀던 전원주택 지어놓고 기다리고 있기로 약속하는거다! 이제는 꿈에 종종 찾아와줘~ 그날은 약속 다 빼고 둘이서 데이트하러가자☺️

너무 추운 계절에 가서 마음이 아프지만 아빠의 계절은 언제나 늘 봄이길 바래🌸

예쁘게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내가 많이많이 사랑해 아빠 잘가🤍

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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