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햇살이 따뜻하던 추분 날 엄마와 헤어지고 6개월이
지났습니다. 다들 잘 지내셨나요?
그 동안 저에게 쪽지도 보내주시고 댓글에도 안부 물아주시며 혼자남겨진 저에게 많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난 6개월이 6년이 지난 것과 같지만
운동도하고, 밥도 매끼 챙겨먹고, 현생을 살아가며 지내고 있습니다
엄마와 같은 세상을 살지 않는다는 게 익숙해졌다고 생각하다가도 문득문득 파도처럼 그리움이 밀려와 눈물을 쏟곤 합니다
사망신고를 하고, 가족관계증명서에 나 빼고는 아무도 없는 그 서류를 마주했을 때 정말 세상에 나 혼자뿐이구나..라는 생각에 잠을 이루지 못했던 적도 있습니다
봄이 되어가니 작년 오늘은 엄마가 살아계셨는데..
병원에서라도 함께있었는데...라는 생각이 참 슬프네요
그럼에도 엄마가 꿈에 한번 나오지 않는게 서운하기도, 원없이 떠난 것 같아서 편하기도 합니다
엄마가 있는 곳에 올 때마다 함박눈이 내려서 겨우내내 뽀드득뽀드득 거리는 눈밭을 밟으면서 엄마를 만나러 왔습니다
제가 살았던 대구에는 눈이 내리는 게 드물어서 눈이 오는 날이면 엄마랑 뛰어나가 사진찍고 놀았던 기억이 있는데 엄마가 마치 하늘에서 실컷보라고 내려주는 것 같아서 긴 겨울을 잘 보냈던 것 같습니다
작년 1월에 미국에 그랜드캐년을 다녀왔습니다
엄마가 노래를 불렀거든요
꼭 은퇴하면 퍼스트클래스타고 미국엘 가서 그랜드캐년을 보고야 말겠다고 했는데 이 세상에서는 못 이루고 떠났어요
엄마 사진을 목에걸고 그랜드캐년을 마주했는데 2억년의 세월앞에서 인간은 얼마나 작던지요
겨우 80년 살다가면서 왜그렇게 화만내고 욕심내며 살았던지 ㅎㅎ 사랑한다 고맙다 말만 하기에도 짧은데 말이죠
하늘이 내게 주어진 값지고 짧은 인생을 더 소중하게 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았습니다
하루하루 그렇게 살다가 하늘이 내 순서가 되면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고, 내 순서가 언제불릴지 몰라 하루하루 매순간을 더 소중히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동행식구 여러분들
끝나지 않을 것 같은 터널에도 언제가 반드시 끝이 있을 것이란 믿음과 터널 안에도 작게나마 어둠을 밝히는 조명이 있을 터이니 작은 빛을 의지하면서 부디 끝내 잘 통과하기를 온맘 다해 응원하고 기도드립니다
그리고 그렇게 제가 잘 이겨낼 수 있게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