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아빠 22년 7월에 대장암 4기 다발성 간전이 판정 받으시고, 원발종양만 절제후 항암 이어가다가 23년 7월에 호스피스에서 여행 떠나셨어요
겉으론 아무렇지 않은 척 웃으면서 사람들 만나고 일하고 하지만 사실은 이를 악물고 버티고 있습니다. 왜냐면 아빠랑 약속했거든요 재미있게 살기로.
그런데 그 약속 못 지킬 것 같아요. 한동안 잘 지내다가도 문득 울컥 올라오면 그냥 다 놓고 싶어요. 번아웃과 중증 우울증 진단 받았고 상담과 약물치료 병행중이었는데 원래 다니던 병원 교수님께선 당분간 휴직하시고, 친척 소개로 다녀본 곳에선 거의 매번 종교가 없는 저에게 종교를 권유하고 저의 나약함을 이유로 들며 저를 몰아세우셔서...^^
단순히 제 가장 가까운 사람이자 베스트 술친구가 더이상 곁에 없어서만은 아니에요. 아빠는 먼저 가셨지만 이젠 더이상 아프지 않으니까... 아빠 심전도 플랫라인 뜬 뒤의 표정이 너무나도 평온했거든요. 생전에 다 가 보지 못한 나라들 여행중이실 텐데 제가 오롯이 동행했던 아빠의 투병 과정에서 그저 머릿속이 꽃밭이던 다른 가족들에게 속을 털어놓지도 못하고(말해봤자 듣지도 않고 적극적으로 나서주지도 않으니) 혼자서 아등바등하던 시간들이 아직도 응어리져 있어요. 그 과정에서 가족들이 아픈 아빠에게 아무 생각 없이 던졌던 모진 말들은 아직도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다 적어내릴 수 있어요.
원래 그러지 않았던 사람이 작은 것에도 크게 스트레스받고, 화가 솟구치고, 가슴이 답답해지고 두통이 밀려오고 잠도 잘 못 잡니다. 이걸 평소에 티를 낼 수가 없으니 꾹꾹 눌러가며 참다가 혼자 인적드문 곳에 가서 차 안에서 미친듯이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잠 안오는 밤에 하염없이 울기도 해요. 작은 일에도 자책부터 하고 수도없이 스스로를 비난하고 비하합니다.
고양이들 때문에라도 괜찮으려고, 괜찮아지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하루에도 수십번씩 다 내려놓고 무의 상태로 도피하고 싶어요. 되게 비겁한 건데...
좀 도와주세요. 지역은 서울이고 근교까지 이동 가능합니다. 저도 재밌게 살았다고 나중에 아빠 만나서 조잘조잘 얘기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