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뭔가 이제는 견디기가 너무 힘이 들어요

뭉시루l급골백보
2024.03.17 13:14 | 조회 9.4k

1월 5일 31살 남자 급성골수성백혈병 진단

1월 12일 1차 고강도 항암 시작

1월 24일 1차 항암 끝나자마자 패혈증 쇼크로 내과 중환자실

24시간 투석, 승압제, 기도삽관 모든 치료 다함

2월 17일 그뒤로 상태 나아져서 혈액계 중환자실로 간지 하루만에 가래가 목에 걸려서 심정지

3월 8일 다행히 6시간만에 의식 돌아오고 점점 괜찮아져서 일반실 이실

3월 16일 새벽 1월 말에 뇌경색이 왔었던 부분이 터져서 뇌출혈.. 개두술 수술.. 현재 신경계 중환자실에 있음

제 남자친구 이야기에요.

저랑 남자친구는 올해 11월에 결혼하기로 식장잡고 결혼반지 맞추고 행복하게 결혼준비 하고 있었던 예비 신랑 신부입니다.

남자친구가 11월 말부터 웨딩사진 찍겠다고 급격한 다이어트를 하고, 살 찌지도 않았는데...

그러면서 일하면서 무리했는지 12월 초 코로나가 걸리고..

작년 1년동안 결혼자금 더 모아보겠다고 추가근무하고..

이런 온갖게 다 겹쳤는지 몸이 못버텼는지

12월 한달동안 열이나고 시력이 안좋아졌지만 저흰 코로나 후유증인줄 알았습니다.

1월 초에 시력 저하때문에 안과를 갔는데 거기서 이상하게 느꼈는지 피검사를 해줬고,

바로 백혈병 의심이 된다며 소견서를 써줬어요..

바로 다음날 한림대 강남성심병원으로 가서 진료를 봤고

백혈병 의심이 크게 된다 다시 큰병원 갈수있는 소견서 써줄테니 골라라 하셔서 서울성모로 써달라고 했어요.

서울성모 응급실로 갔더니 심각해보였는지 바로 받아주더군요.

그때 적혈구 5.5 혈소판 만오천이었네요..

지금 생각하면 정말 아찔합니다.

그렇게 입원하고나서 처음엔 왜 우리 성실히 살고 착하게만 살았던 남자친구가 백혈병에 걸렸을까 너무 힘들고 그랬어요.

그치만 주변에서 백혈병 관련 얘기도 좋은 얘기 많이 해주시고 완치하신분들이 많아 희망을 가졌습니다

1월 말 패혈증 쇼크로 중환자실 갔을때도

2월 초 백혈구를 수혈하지 않으면 환자가 버티기 힘들것 같다 했을때도

2월 중순 살리기 위해서 썼던 승압제 부작용으로 손발괴사가 되어 절단해야한다 했을때도

2월 17일 가래때문에 심정지가 와서 의식이 없었을때도

다 버텼어요 다 버텼는데

어제 새벽에 뇌경색으로 막혀있던 부분의 출혈이 크게 터지고

수술을 들어간다 했을때도 괜찮았어요

우리는 운이 좋은거야 혈소판 수치가 올라있어서 수술할수 있는거야 수술하면서 3-40퍼센트는 죽는댔는데 수술 잘 끝났잖아

하면서 마음을 다독였는데

방금 의사가 전화와서

아직 의식이 안깼다 기도삽관 튜브도 아직 안뺐다.. 혹시 환자가 의식이 깨면 관을 뽑을수도 있으니 억제대를 해놓겠다..

또한 수술로 피는 잘 제거됐지만 환자를 일단 살리는게 목적이었으니 그 뒤에 그 전보다 얼마나 몸이 회복될지는 미지수다..

이렇게 말씀하시는데 제 마음이 너무 무너져요

만으로 29 이제 31살

하고싶은것도 할것도 많은 젊은 나이인데

미치겠어요 왜 이런 시련을 주는지

더이상 못버티겠어요

제 남자친구 항상 남들 먼저 생각하고 저먼저 생각하는

착하고 바른 친구고

제가 힘들때 옆에서 꾸준히 자리 지켜주면서

제 인생을 완전히 바꿔놓은 친구에요

결혼해서 자기 벌이가 시원치않으면 일 하나 더 구하겠다고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자고 말하는 친군데

3번째 중환자실에서 의식 없이 있는걸 보니

너무 힘들고 가슴이 찢어져요

작년 가을 식장을 함께 보고와서 예약하고

선선한 가을 날씨에 손잡고 걸으면서

우리 이제 행복하게 서로 곁에서 살자

행복하게 가로등 밑을 걸었던 그 기억이 나서 너무 가슴이 아파요

손발 절단이 돼서 자기 이제 뭐먹고 사냐고 며칠전에 울때도

내가 돈 다벌테니 걱정말고 건강하게만 있이달라고 했어요

그랬는데.. 지금 의식이 없는걸 보고 미쳐버릴 것 같아요

의식이라도 얼른 깨면

뇌 수술 때문에 인지기능이 약간 부족해져도 몸의 마비가 와도

재활하면 되니까 시간은 많으니까 괜찮아요

다시 힘낼수 있어요

손발 절단 수술 잘 마치고 2차 항암도 하면 돼요

예후가 좋은 타입의 유전자라고 했어요

근데 반복된 이런 일들에 너무 견디기가 힘드네요

지금도 팔다리 움찔움찔만 한다는데

언제 의식이 깨서 다시 제 이름을 불러줄까요

너무 힘들어요 남들 다 잘 끝난다는 1차 관해부터 왜이럴까요

저희 남자친구 좀 살려주세요

저에게 다시 일어날 용기 좀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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