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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맘때쯤 양화진공원의 홍매화 사진을 찍었던 기억이 떠올라 부지런을 떨어 일찍 집을 나섰습니다. 양화진 공원에 도착하여 예수님 동상에 꾸벅 인사하고 발걸음을 재촉하여 홍매화 나무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얼핏 보니 예수님 동상에 비친 나뭇가지 그림자가 마치 자수를 놓은 것 같아 보기 좋았습니다. 멀리서도 붉은빛이 아른거려 급하게 달려가니 꽃봉오리가 마치 신생아실 아기들 마냥 오밀조밀한데 아직 꽃이 피지는 않았더군요. 아쉬운 마음을 달랠 겸 조각으로 만들어진 비아 돌로로사 십자가 고난의 길을 묵상하며 걸었습니다. 그리고 그 길의 끝자락에서 기적처럼 꽃잎을 활짝 핀 홍매화 몇 송이와 마주하였습니다. ‘언제든 꽃은 핀다’라고 읊은 나태주 시인의 말이 맞았습니다. 문제는 가슴의 뜨거움이고 그리움, 무엇보다 기다림입니다.
내게도
꽃필 날 있을까?
그렇게 묻지 마라
언제든
꽃은 핀다
문제는
가슴의 뜨거움이고
그리움, 기다림이다
나태주 시인의 꽃필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