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임종을 바라는 마음.

나옹l대보
2024.02.19 08:41 | 조회 2.8k

남편이 암성통증때문에 너무 괴로와해서 예정했던 가정 호스피스가 아니라 병동 호스피스로 입원했습니다. 일시적 몰핀 투약으로도 통증을 잡을 수 없어 체내순환몰핀인가하는 걸 계속 맞고 있고 그래도 괴로와하면 다시 주사기 진통제 처방을 해줍니다. 다행히 통증은 줄어들었지만 몰핀탓인지 계속 혼수상태 의식불명이에요. 잠을 자는 것 같진 않은데 또 깨어있는 것같진 않고. 어제 새벽까지 조금씩 섬망 증세는 있어도 의식은 또렷하고 그아픈 와중에 화장실도 혼자 다녔는데 지금은 기저귀에 소변줄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남편은 엄청 합리적, 지적인 스타일의 사람이에요. 무빈소하고 싶다는 저에게 그래도 조문받아야 당신한테 도움이 된다고 장례 최대한 치르라고 당부하며 입원 전날까지도 조문 문자 보낼 사람들 지인 명단을 문서로 작성해서 저한테 줬어요. 이분들께만 연락하면 다른 사람들한텐 알아서 연락된다고 전화번호는 본인이 검색해서 기재하기 힘드니까 핸드폰에서 번호 찾아 명단대로 연락하라고. 장례식장도 주차가 젤 편해야하니까 어디로 하고 납골당이나 이런것도 세세하게 의논하고 본인 영정사진도 직접 고르고요. 그과정에서 애들과도 정말 깊은 이야기 많이 나누고 가족이 더 똘똘 뭉치는 느낌과 충만함도 느꼈어요. 아들 딸에게 아버지로서 평생 살아갈 자세, 당부도 진지하게 해주고요. 제발 이렇게라도 평온히 오래오래 지속되길 바랐습니다.

그제부터 참을 수 없는 통증으로 호스피스로 입원하고 의식불명 상태, 재우지 않으면 참지못할 정도의 통증으로 괴로와하는 모습을 보면서 집에서도 너무 힘들었겠구나 자책이 되네요. 언제나 스마트했던 사람이 현재 본인 상태를 안다면 견디기 힘들어 하겠지요. 안락사 합법화 열심히 주장하던 사람인데..

언제든 어떤 모습이든 함께 하고 싶은 나의 반쪽이지만 지금은 그것도 나의 욕심, 잠깐이라도 의식 찾아서 다시한번 조곤조곤 대화하고 싶은 맘도 저의 욕심이겠죠. 몰핀에 쩔어서 자면서도 끙끙대는 당신 모습 보면서 이제 좀 제발 편해지시길 바랍니다.

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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