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친구없는 리리맘 입니다
오늘도 주절거리고 싶은 마음에 찾아왔어요~
오늘 소파에 앉아서 잠깐 멍때리고 있는데 문득 암 선고 받은 2019년에서 벌써 2024년이 되었더라구요
1살이던 둘째가 6살이 되었고 5살 이었던 첫째가 이제 10살이 되었어요
암 선고를 받았던 날 수술하던 날 퇴원하던 날 항암과 방사선을 시작하고 끝내던 날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림프까지 다 번져서 4기를 판정받았던 스스로가 다른 사람들앞에 당당히 마스크를 벗고
얼굴을 보이고 살지는 못하지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가족들도 신랑도 다들 제가 무디고 게으른 성격이라 크게 힘들어하지 않았다고 웃으면서 벌써 10년도
더 지난 이야기 하듯 웃지만 사실은 아니었거든요 정말 힘들었어요
아프기 전부터 사람에게 치인 사건으로 우울증을 앓게되었고 약을 복용중인 상태였는데 모든 치료가
끝난 뒤 회복기간에 뇌기능저하와 티내지 않고 힘들었던 마음이 파도처럼 밀려와서 불안장애로
하루종일 화장실 구석에 앉아 끝없이 자책하며 울기도 했고 공황장애로 숨도 안쉬어지는 공포감에
무서워 울기도 했고 뇌기능저하로 잠들고 싶어도 잘 수 없는 고통에 시달리며 거실 베란다 앞에서서
1층을 내려다보며 밤새 우는 날도 참 많았어요
분명 혼자였다면 스스로를 포기했을지도 모르지만 저는 손 많이가는 딸 둘의 엄마였고 특히나 어렸던
작은아이가 마음에 가시같이 박혀서 살아야 겠더라구요
1년 정도 방황하다가 친정집에서 자라고있던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왔고 신기하게 몸은 너무나 힘들었지만
마음은 조금씩 건강해지기 시작했어요 다행이었죠 마음도 몸도 게으른 제가 아이들을 돌봐야하니 몸을
움직여야했고 햇빛도 쬐기 시작했고 확실히 힘이 붙기 시작했어요
이대로만 살 수 있으면 참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들때 쯤 작은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 선생님께서 조심스럽게
발달검사를 추천해주시더라고요 벼락을 맞는 기분이었어요 암 선고 받던날도 아무렇지 않았는데
머리위로 벼락이 쏟아지더라고요 사실 느끼고 있었거든요 갓난아이 때부터 또래 아이들과 비교했을때
모든게 조금씩 느렸고 말은 비교적 빨리 터졌지만 단어가 한정되있고 눈맞춤도 호명반응도 잘 되지않았거든요
그래도 그냥 조금 느린아이구나 큰애도 말이 늦게 터졌으니까 애기도 그러려나 보다 하고 외면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검사를 하고 상담을 받아보고 해보니 자폐는 아니고 아직 아이가 어려서 장애다
라는 확답은 내리지 못하지만 장애에 가까운 발달 상태이다 라는 의사선생님 말을 듣고 참 ...
이래서 내가 안죽고 살았나보다 느린아이 보듬고 사람처럼 키우라고 살려줬나보다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원래는 내가 정말 괜찮아졌다 생각이 들었을때 배우고 싶었던 것도 배우고 아르바이트도 해보고
여행도 가보고 그러고 싶었는데 그 시간에 작은 아이를 어르고 달래서 센터에도 다니고 어린이집에도 보내고
하는 제 시간은 없는 그런 날들을 보내고 있어요 그래도 느리지만 열심히 놀고 크고 발음은 안돼지만
쫑알거리며 이제 겨우 문장으로 이야기를 시작한 작은아이를 보면서 참아봅니다
지 언니처럼 오늘 있었던 일들을 깔깔거리며 저한테 풀어놓는 날이 올거라고 믿어요
물론 작은아이를 곁에 끼고 다니는것 때문에 큰아이가 혼자 있어야 할 시간이 길어져서 미안하지만
계속 동생의 상태를 알려주면서 언젠가는 이해해주겠지 라고도 생각해요 많이 미안합니다
이러나 저러나 아픈 엄마를 두게 한 것도 느린 동생을 두게 한 것도 다 미안하죠
하지만 모든게 엄마가 선택해서 그렇게 된것도 동생이 원해서 그렇게 태어난것도 아니고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암환자 되고 살아남는게 정말 어려웠는데 10년째 엄마가 되는게 훨씬 어려운것 같아요
그래도 저를 살게하는건 남편도 부모님도 형제도 아닌 제 두 딸아이와 작은 강아지에요
비록 겨울방학을 하자마자 동생없는 방학을 보내겠다며 할머니집으로 도망가버린 큰딸이 보고싶지만
치대는 둘째때문에 뭐 보고싶어할 시간도 없네요ㅎㅎ
아직도 툭하면 아프고 감기 걸렸다하면 폐렴이고 손저리고 발저리고 신경통 발작와서 가만히 있다가
공중에 발차기도 하고 그리 좋은 하루들을 보내고 있지는 않지만 내일은 조금만 덜 힘들고
하루를 보낼 수 있기를 매일 바라면서 제발 푹 잘 수 있길 기도하며 잠들어요
이천에서 보냈던 겨울과는 비교가 안될정도로 포천의 겨울은 춥고 가스비는 무섭네요
아이들한테 옮아서 벌써 2번째 감기를 앓고 있어요 독감이 유행이라고 하던데
동행 가족님들 올 겨울 무탈하게 감기걸리지 마시고 건강하게 보내셨으면 좋겠어요
하고 싶은 말을 할 수가 없고 할 곳이 없을때 또 찾아와서 떠들고 갈게요
안녕히 주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