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이기적이지만 한번만 다시 아파주면 안될까?

로즈망l췌보
2024.01.08 10:01 | 조회 1.5k

아빠.

입 밖으로 쉽게 내뱉을 수 없는 단어가 된지도

벌써 1년 반이 지나갔네.

고장나버린 일상이 차츰 회복되어가고

나름 별 일 없던 사람처럼 살아가고 있어.

추운 겨울이 텅 빈 내 마음을 더 시리게 한다.

아빠.

나는 28살이 되었어.

아빠 나이는 멈춰버렸지만

내 시간은 속절없이 흐르네.

이렇게 곧 아빠보다 누나가 되겠지.

요즘 드는 생각인데

정말 이기적이게도

아빠가 한번만 다시 아파졌으면 좋겠다는

말 같지도 않은 소원을 빌어.

건강할 때로 돌아오라는 소원은

누가 봐도 욕심인 것 같아서.

내가 죽을 때 까지 후회될 장면들이

다 아빠가 투병하던 4개월에 몰려있거든.

아빠.

한번만 다시 내 옆에서 아파하면 안될까?

물 달라는 말도, 등이 아프니 두드려달라는 말도

짜증내지 않고 다 들어줄게.

사랑한다는 말도 넘치다 못해 바다를 이루도록 해줄게.

사랑해줘서 고맙다는 말도 함께 말이야.

우리가 맞이할 끝이 지금과 같다고 하더라도

나는 꼭 고쳐놓고 싶은 기억들이 있어서 말야.

끝까지 이기적인 딸이라서 미안해.

아빠 힘들고 아프던 시간으로 돌아가자고 해서.

나도 정말 모르겠어.

어떻게 해야 이 마음이 진정될 수 있을지.

그냥.. 새로운 시작이 되는 1월이라서.

새해 복 많이 받아 아빠.

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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