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재미있었던 시절.
너를만나서 덕분에 더 많이 즐거웠었어.
목소리도 크고 잘 놀고 잘 먹고 죽이 잘 맞았던 내 친구.
노래방에 가면 더 좋았었네. 둘이서 가도 세시간이 부족했었는데.
엄마와 자꾸 싸우는 통에 우리집으로 미싱을 들고 왔던 너. 씩씩하게 코스프레 옷을 만들어 팔아 스스로 용돈도 벌고 누구나 부러워하는 대학에도 한번에 붙고. 참 똑부러지는 친구였지. 그러다 갑자기 편입시험을 치겠다던 너. 그리고 어느날 신촌. 빨강 떡볶이코트를 입고 온 너는 살이 통통하게 올라있었어.
쉿! 너만 알고있어. 나 임신했어. 이제는 못 떼는 시기니까 말하는거야. 너도 반대했을게 뻔하니까. 다른사람은 공부하느라 살찐 줄 알아… 그런데 난 진짜 이 아이를 낳고싶어.
젊은 그 날, 울며 걱정하며 너를 다독이던게 바로 어제같다…
돌이켜보면 정말 많은것들을 나누고 함께했었어.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어 책도 쓰고, 너무 멋졌던 내 친구.
언제든 너의집에 가면 맛있는 우동을 먹을 수 있었고,
아무말없이 같은 공간에 있는 것 만으로도 그냥 마음이 좋았었다. 내가 힘들때 좋을때 아무때건 같이 있으면 다 좋았어.
지난 3월. 너 sns 안하지? 하며 네가 직접 들려준 소식에 너무 미안하고 스스로가 부끄러웠어. 그저 몸이 안좋아서 병원에 다니는 줄로만 알았지, 그 큰 수술을 받았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는게… 이후로 시간은 너무도 빨리 흘렀어. 그리고 아픈 너를 지켜보며 내가 해줄 수 있는게 없어 스스로가 너무 무력했었어.
지금 너는 이제 없구나.
더이상 아프지 않게되어 다행이다.
네가 그토록 그리워했던 아빠는 만났니?
하지만 나는 너무 슬프다.
온천에 같이 가자, 미국에도 같이 가자.
너와 같이 갈 곳도, 할 것도 아직도 너무 많은데.
마지막 너를 만나러 가는길.
마음속으로라도 함께하자…
나의 20, 30대를 함께했던 소중한 내 친구야.
너무 고마웠고.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