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보호자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요

희동식l대보
2023.12.21 10:50 | 조회 523

만 70. 발견시 대장암 4기. 연명치료 정도로 항암을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약 반응이 좋아서 2년 정도 잘 버티셨어요. 오전에 항암 하고 오후에 일 하러 가실 정도로 의지도, 정신력도 강하셨는데 올 여름부터 조금씩 쇠약해 지시더니 최근 한 달 사이에 모든 걸 내려놓으신 거 같아요.

몇 달 전에 다른 곳 전이가 발견되어 약을 바꾸게 됐는데, 면역치료제를 사용할 수 없다 하자 그 때부터 뭔가 희망이 꺾였다고 생각하셨는지 식사도 안 하시고 (치아 문제도 겹치긴 했네요) 나중엔 너무 기력이 없으셔서 입원해서 영양제만 맞으셨어요. 주치의는 몸 상태는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암 크기 변화도 없고 혈액 검사에서 이상 소견도 없고요.. 아무래도 심리적인 문제인 것 같은데, 보호자로서 무엇을 해드려야 할지 전혀 모르겠어요.

양약을 워낙 좋아하시고 편리함을 좋아하시는 분이라 우울증 약을 복용해 보시는게 어떻겠냐 제안해도 회의적이시네요. 정확히는 그냥 아무 생각이 없어 보이세요. 육신만 이승에 남아 계신 것 같습니다.

최근 퇴원 후 다시 출근 하셨는데 너무 힘드셨는지 일을 그만 두시기로 했어요. 저희 아버지, 평생동안 해오신 일인데 퇴원 후 첫 출근 이틀 만에 그만 두시기로 했네요.

저는 이게 앞으로는 쉬면서 치료에 집중하겠다기보단 주변 정리하는 느낌이라 너무 불안합니다. 특히나 몸 상태는 변화가 없는데 의지의 부재로 이렇게 쇠약해 지시는게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이 이상으로 무너질까 더이상 뭔가를 제안하기도, 채근할 수 도 없는데 그럼 무얼 더 할 수 있는지 도무지 모르겠네요.

아버지 힘들겠지만 1년만 더 살아보자 하긴 했습니다만.. 의지와 체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시기인데 이 모두 없으니 아버지를 너무 빨리 잃게 될까봐 불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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