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차경(借景)-덕수궁

미카엘2015ㅣ설본
2023.11.16 11:18 | 조회 140

제가 소속된 단체에서 청탁을 받은 글과 사진입니다. 수험생 뿐 아니라 온 국민이 긴장하며 보내는 수능날 잠간의 여유를 찾으시라고 보냅니다.

한국 건축의 특징을 하나만 꼽으라고 하면 그것은 차경(借景)일 것입니다. 차경이란 경치를 빌린다는 뜻으로 주변의 경관을 자신의 경관으로 끌어안는 것을 말하며 경복궁을 지을 때 북한산과 인왕산을 궁궐의 배경으로 삼은 것이 차경의 대표적인 예입니다.

제가 차경의 뜻을 제대로 이해하기 시작한 것은 덕수궁을 통해서였습니다. 계절마다 두어 번 일 년에 열 번은 덕수궁을 들락거리는데 여러 번 봤음에도 갈 때마다, 볼 때마다 늘 새롭게 느껴져 항상 사진을 많이 찍게 됩니다. 그 이유가 뭘까 싶었는데 그것이 바로 차경 때문이었음을 깨달았습니다. 봄에는 화사한 꽃들로 여름에는 푸르른 녹음으로 가을은 형형색색의 단풍으로 그리고 겨울은 순백의 눈으로 새롭게 단장을 하니 같은 건물임에도 늘 새롭게 보입니다. 특히 단청의 오방색은 자연의 색과 구분이 안될 만큼 절묘하게 어우러지는데 그 이유는 오방색이 음양오행설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입니다. 청(靑)은 나무를 적(赤)은 불을 황(黃)은 흙을 백(白)은 금속을 흑(黑)은 물을 뜻한다고 하니 단청을 칠한 건물과 자연이 분리되지 않고 하나로 이어져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리하여 한국미의 특징인 검이불루 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검소하되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되 사치스럽지 않다)를 마침네 완성하게 됩니다.

제가 덕수궁을 자주 찾는 이유 중에는 주변에 오래된 맛집이 많다는 점도 한몫합니다. 자주 가는 식당 리스트입니다.

* 유림면 : 서울 3대 메밀 맛집으로 알려진 곳이며 가볍게 식사하기 좋은 곳입니다.

* 덕수정 : 정동극장 바로 옆에 있는 한식당으로 부대찌개와 오징어볶음이 대표 메뉴입니다.

* 남도식당 : 정동극장 바로 뒤편에 있으며 추어탕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미꾸라지를 갈아 시래기가 듬뿍 넣고 끓인 추어탕은 구수한 맛이 일품이며 정갈하고 깔끔한 반찬은 추어탕과 최고의 궁합을 자랑합니다.

* 동아리 : 일본 사람이 한국에 유학 왔다가 식당을 차린 정동 입구에 있는 스키야키 집으로 가성비가 매우 훌륭한 맛집으로 주변 회사원들이 많이 이용하며 다른 곳과 달리 인터넷 예약이 가능한 곳입니다.

* 리에제와플 : 덕수궁 돌담길 시작하는 곳에 위치한 유명한 와플 가게로 아무것도 첨가하지 않은 와플 플레인이나 시럽만 뿌린 와플 메이플을 추천합니다.

덕수궁을 방문할 때마다 제가 감탄하는 장소는 살구나무가 만발한 봄의 석어당과 진달래꽃이 무성한 정관헌 앞뜰 그리고 배롱나무가 무성한 여름의 석조전입니다. 일 년에 며칠만 볼 수 있는 서울에서 가장 아름다운 봄과 초여름 풍경이니 꽃 필 때 꼭 들러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차경이 느껴지는 사진을 모아 동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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