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성수소? -있지도 않는 것을-
한 독자 분이“자기부인이 효과도 없을 것 같은 수소식품을 한달치 150만원이나 주고 샀다”면서 이에 대한 포스팅을 부탁해 왔다. 필자도 잘 모르는 제품이라 공부할 겸 인터넷을 뒤져 봤더니 벌써 몇 년전 부터 쌩 난리라는 걸 알았다. 적어도 이때까지 나온 건강식품 중에서는 가장 메가톤급 허위, 과장 제품이었다. 선전내용이 사실이라면 우리 몸에 이롭기는커녕 크게 해롭게 작용할 것이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활성산소를 없애준다는 각종 항산화제가 판을 치더니 이제 몸에 치명적일수도 있는 활성수소를 강력한 항산화제라면서 엉터리 이론으로 포장하여 소비자를 기만하고 주머니를 털고있다. 얼핏 보아도 활성산소보다 더 위험할 것 같은 물질인데도 말이다. 이 제품도 다른 것처럼 미국과 일본에서 유행하다가 여지없이 한국으로 건너온 조악(粗惡)품이다. 둘 다 사이비 돌팔이 의사가 그 진원지로서 서로 자기 것이 좋다고 으르렁대는 웃지 못할 형국도 연출하고 있다. 한국의 업자도 둘로 나누어져 있는 듯하다.
뭔지 한번 보자. 좀 어렵다. 이해가 안되면 건너뛰어라.
수소는 전자 하나만을 갖는 원소로 두 원소가 결합하여 안전한 수소분자(H2)를 만든다. 산소와 마찬가지로 원자 하나로는 존재하지 않으며 어떤 반응에 의해 생성되더라도 금방 안정한 형태로 바뀌는 성질이 있다. 하나만 존재할 때 이를 수소래디칼(․H)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자연계에는 없는 물질이며 인위적으로 만들 수는 있으나 반응성이 강해 극히 위험하게 취급된다.
수소에는 .H, H+와 H-가 있다. .H는 앞에 설명한 수소라디칼이고, H+는 수소이온으로서 전자가 없는 빈껍데기다. 그래서 전자가 여분으로 있는 곳에 붙으려는 성질이 있어 반응성이 강하다. 이것이 용액속에 많아지면 수소이온농도가 높다고 하며 산성의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가 된다. 그래서 H+를 잘 내 놓는 물질을 산이라 부른다. 이것은 전자가 없으니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것과는 관계가 없다.
H-는 전자 두개를 혼자 갖고 있는 것으로 수소음이온(hydride ion)이라 부르며 불안정하고 반응성이 강해 금방 주위의 물질에 작용하여 피해를 입힌다. 수소 음이온은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다. 인위적으로 생성이 가능하나 극히 불안정하여 금방 없어지는 위험한 물질이다. 사이비들의 선전을 보면 활성수소를 수소수라고도 하고, 수소래디칼 이라고도 하고, 수소음이온(하이드라이드 이온, hydride ion)이라고도 선전한다. 무식하니 뭐가 뭔지 구별이 안되는 모양이다. 단 NAD-linked dehydrogenase의 작용으로 NADH + H+가 생성될때 일시적으로 나오기는 한다. 이경우의 hydride ion은 본제품의 것과는 관계가 없다.
수소원자는 인심이 좋아 전자를 잘 주어버리는 성질이 강해 음이온처럼 전자를 뺏는 성질은 거의 없다. 이를 전기음성도(electronegativity)가 낮다는 말로 표현한다. H, Na, K, Ca, Mg 등 양이온으로 될수있는 원소가 이에 해당된다. 대신 산소 등은 전자를 뺏는 성질이 강해 전기음성도가 높다고 한다. 산소, 질소 외에 Cl. F, Br, I 등의 할로겐 원소가 전기음성도가 높은 원소들이다.
아래는 업자들이 선전하는 문구이다.
"수소수에는 수소 래디칼이 있어 하나의 전자를 활성산소에 주어 체내 항산화제로 작용한다"
수소라디칼이라는 것은 정확하게는 수소 원자이다. 즉 양성자 하나, 전자 하나로 구성되어 있어 아주 불안정하다. 두 원자가 신속하게 반응하여 안정한 수소분자(가스)가 된다. 수소라디칼은 우리 몸에 흡수되지도 않으며 만약에 흡수된다고 하더라도 활성산소가 있는 곳에 가기도 전에 다른 물질과 반응하여 해를 입힐 위험성이 높다. 그리고 대개의 이온성 물질은 세포막을 통과하지 못하며 물질마다 자기의 독특한 이온채널이나 gate를 통해서만 이동이 가능하다.
"수소수에는 수소 음이온이 포함되어 있다"
수소는 대개 양이온으로 되지 음이온으로는 되지않는 원소이다. 수소 음이온은 일반적인 수소 이온이 아니라 양성자 하나에 전자 두 개를 가진 구조이다. 만약 있더라도 이 물질은 다른 물질을 무작위적으로 환원시키기 때문에 인체에 사용할 수 없는 독극물이다. 절대로 합법적으로는 시판될 수 없으며 먹는다 해도 체내로 흡수되지도 않을 뿐더러 몸속에서는 극히 위험한 물질로 작용한다.
업자들은 아래의 그럴듯한 사이비 이론을 제시하며 "마이너스 수소이온은 우리몸 속의 가장 강력한 활성산소인 하이도록실 라디칼(아래 그림참조)을 없애준다"고 선전한다. 그러나 마이너스 수소이온은 세포속으로 들어갈 수도 없으며 인위적으로 만들어 낸다 해도 순식간에 주위에 해를 입히고 없어지는 위험물질이다.
아래 그림처럼 하이더록실 라디칼(.OH)이 체내에서 Fenton반응(Fe-chelate)에 의해 소량 생성되는 것으로는 되어있다. 이는 체내 superoxide dismutase(SOD)와 catalase에 의해 소거된다. 이 하이더록실 라디칼은 몸속에 free한 철분이 있을 때나 방사선에 노출될 때 만들어 질수 있는데, 몸속의 철분은 대부분 헤모글로빈에 있기 때문에 그렇게 쉽게 생성되는 물질은 아니다(그림 참조).
<활성산소의 생성과 소거기작>
그런데 방사선을 몸에 쪼이면(피폭하면-radiation) 물 분자가 분해되어 하이드록실 래디칼이 생성되고 이렇게 만들어진 래디칼은 반응성이 강해 주위의 물질분자를 파괴한다. 물질뿐만 아니라 염색체인 DNA까지 절단하며 심할 경우 생명을 앗아간다. 그래서 원자로가, 원자폭단이 무섭다는 연유다.
업자의 설명대로 라면 수소수가 공급하는 마이너스 수소이온이 아래와 같이 반응하여 이 무서운 하이독실 래디칼을 잘도 없애 줄 것 처럼 보인다. 그러나 수소마이너스 이온이 우리몸속에는 없으며 외부로부터 공급해 줄 수 있는 물질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 반응이 일어날리가 없다. 반응식은 업자의 홈페이지에서 가져왔다(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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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방사선 치료를 할 때는 물로부터 하이드록실 래디칼이 대량으로 생성되어 암세포를 죽이는 역할을 하지만 정상세포에의 작용도 피할 수 없어 이게 부작용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이 마이너스 수소이온이 방사선치료의 부작용을 완화해 준다고 선전한다. 그런데 암세포를 공격하는 래디칼과 정상세포를 공격하는 래디칼이 똑 같은데 어떻게 정상세포에 작용하는 래디칼에만 작용할 수 있다는 건지 모르겠다. 오히려 암에 대한 방사선 치료효과만 반감시키는 것이 아닌지 묻고 싶다.
그러면 이 위험한 물질이 어떻게 한국에서 판매허가를 득했을까?
이것은 활성수소로 허가받은 것이 아니라 산호초의 칼슘제품으로 허가받아 허가용도와는 다르게 팔고 있는 경우이다. 일본의 시게오 오타라는 사람이 Medical Gas Research에 발표한 연구결과를 사이비들이 침소봉대하여 확대해석한 결과이기도 하다.
실제 여기서 주장하는 수소수는 수소기체(H2)를 물에 녹여 실험한 것 같으며, 이온이나 라디칼수소 하고는 별관계가 없는 것 처럼 보인다. 수소수에는 수소가스(수소분자)가 소량이나마 녹아있는 상태라 활성수소와는 관계없는데도 그냥 이름을 그렇게 붙인 모양이다. 그것도 수소는 물에 거의 녹지 않는 기체라 얼마나 녹아 있는지도 의문이다. 아래 그림은 온도에 따른 수소가스의 용해도를 나타냈다. 극미량만 녹는 것으로 되어 있다. 20도에서 물 1리터에 1.17mg이 녹는다고 한다. 1.17ppm은 극히 적은 양이다. 물 1리터에 0.00117g/1000g, 즉 0.00117g(1.17mg)이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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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물에 잘 녹지 않는 기체임을 알았는지 수소가스를 산호가루나 실리카겔에 흡착시키는 방법을 택했단다. 산호초의 다공질에 900º C 이상 고온, 고압, 무산소 상태에서 마이너스 수소이온을 흡착, 고체화시킨 획기적 제품이라고 되어있다. 이를 물에 타서 마시면 수소이온이 혹은 음이온이, 수소래디칼이, 나온다고 하면서 지들도 어느 것인지 잘 모르는지 헷갈려서 거론하기도 한다.
설명대로, 수소이온이 있다면 이는 산성을 띠는 물질(초산, 구연산처럼)이라 물은 신맛을 낼 테고, 음이온이 나오면 금방 반응하여 없어질 테고, 래디칼이 나오면 지들끼리 붙어 수소가스가 되어 날라 가 버릴테니 도무지 무슨 효과가 있다는 건지 도통 이해가 안간다.
그들이 주장하는 주요효능으로 "우리 제품섭취 시 몸속의 물(70%)과 만나 H-(마이너스수소이온, 수소화이온)이 발생, 유해독소인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세포의 에너지생산에 관여하여 면역력을 높임으로써 건강개선에 도움을 준다"고 되어있다. 헐, 흡수? 뭐가 흡수되는데? 산호가루가 흡수되나? 가루가 소화기관에서 혈액속으로 흡수되면 사람이 죽는데도 말인가?
특히 무식의 압권은 "에너지 생산에 수소수가 관여한다"는 주장이다. 뭔가 조금 알기는 아는데 아는게 병이 되어버렸다. 구연산회로(TCA 싸이클)에서 나오는 수소는 H+이지 그들이 지어낸 그림처럼 H-(음이온)가 아니다.
미트콘드리아의 전달전달계에는 수소이온 펌프(ATPase, proton pump)가 있어 내막(膜)의 내외(안팎)로 수소이온(H+)의 농도구배(gradient)가 만들어 진다. 이로 인해서 생기는 proton-motive force를 이용해 ATP를 만든다. 지들은 이 force를 수소수로 공급하자는 주장이다.
즉 무식하게도, 전자전달계의 에너지 생산에 필요한 수소이온(proton)을 자기들 수소수로 공급하고, 이 수소수로 막내외의 electrochemical gradient를 만들며, 이로 인해 생기는 chemical potential energy와 electrical potential energy를 가지고 ATP의 합성에 사용하자는 얼토당토 않은 주장이다.
정말로 한심하다. 이는 남녀조차 구별 못할 정도의 중대한 오류다. 남자가 애를 낳는다고 주장하는 것 보다 더 심하다. 그러면 우리가“밥을 안먹어도 된다, 영양성분의 공급이 필요가 없다, 전자전달계에 공급할 전자(수소)를 지네들 제품을 먹으면 해결된다" 는 논리와 다를 바가 없다. 귀가 막힌다. 이쯤 되면 무식도 과히 천하무적이다.
아래 지들의 홈페이지에 있는 엉터리 그림을 미안하게도 무단 차용했다. 교과서에 있는 전자전달계의 것과 비교하기 위해서다. 지들 것은 수소 마이너스이온(H-)이고, 책의 것은 수소 플러스이온(H+)이다. 이 두개를 마치 같은 것처럼 착각했나 보다. 아니면, 모르는 사람을 속이기 위해 의도적이었던지. 공급되는 게 H+라고하면 조금은 이해가 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외부로부터 H+를 공급하여 전자전달계로 보내는 방법 또한 결단코 없다. 이건 조물주도 못하는 천지개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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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비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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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전자전달계>
결론적으로 이 제품은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았고 그 효과에 대한 설명도 관련이 없는 논문으로 부터 인용하였으며, 위험천만한 물질을 엉터리 과학으로 포장하여 그럴듯하게 설명하는, 과히 사이비 제품의 전형이다.
지금까지의 건강식품은 효과가 없는 것을 비싼 돈 주고 사 먹는 억울함에 문제가 있었지만, 이 제품은 우리의 건강을 담보할 수 없는 심각히 위험을 내포한 물질이라는데 더 심각성이 있다. 그들의 주장대로라면 말이다.
과학을 빙자한 그럴듯한 이론이 얼핏 문외한인 소비자를 현혹할까 봐 걱정된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그들이 주장하는 수소래디칼이나, 수소음이온이 발생하지도 않으며 우리 체내로 들어오지도 않는다는 점이다. 만에 하나 그들의 주장이 맞는다면 큰일 날 뻔 했다. 그것은 우리 몸이 감당을 할 수 없는 독으로 작용하기 때문이어서다.
[출처] 활성수소가 건강식품? - 수소음이온의 허구|작성자 동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