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018년 혈액암(혈소판증가증)과 작년12월 대장암4기(복막전이) 판정을 받아 현재 2주마다 3일간 항암(얼비툭스+폴폭스 조합, 5차때까지는 옥살리플라틴도 맞았으나 쇼크가 와서 더이상 맞지 못하고 중단)을 하고 있고 현재15차 항암 진행 중입니다. 각종 부작용이 있지만 잘 이겨내고 있습니다.
남자, 42살입니다.
작년12월 7일 하행결장에 암이 커져 천공이 나서 1차 응급수술 후 장루를 달았고 수술부위 덧난 상처를 치료 받다가 이번년도 1월 11일 몸속 장루에 연결한 부위에 소장이 넘어가 급격한 고통으로 소장이 괴사될 위기에 2차 응급수술을 했습니다.
이때 장루 복원 수술을 함께 해주셨습니다.
이후 계속 입원해서 수술부위 치료와 음식섭취를 못해 콧줄도 끼고 1월27일날 퇴원을 했습니다.
《수술 후 병원 입원시 모습입니다.》
병원에서 끊임없이 걷기 연습을 했고, 2월까지는 계속 산책로를 걸었고, 3월에는 조금씩 뛰는 연습을 했습니다.
암판정 받기 2년 전부터 제 취미는 러닝이었습니다.
마라톤대회는 10km 1회 직장동료분과 나갔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강한 욕구로 뛰는 연습을 했습니다.
4월이 되자 속도가 조금 붙어 3km완주, 5km완주, 드디어10km완주를 했고, 조금씩 거리를 늘렸습니다.
거리가 늘어나니 마라톤대회에 나가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5월13일 용인마라톤 하프를 신청했고, 드디어 결전의 날이 왔습니다.
《2023년5월13일 용인마라톤 하프코스 완주 후》
항암 부작용으로 손가락 끝마디가 갈라지고, 얼굴과 머리 등에 여드름과 같은 발진 및 진물이 흘렀지만 포기하고 싶지않았습니다.
포기하면 제 지금상태가 지속되고 다시 이전모습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마라톤 도중 언덕도 많고 평소 뛰던 코스가 아니어서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마음속으로 이번까지만 마라톤대회에 참석하고, 앞으로는 그냥 천천히 조깅하면서 몸에 무리 주지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편한 조깅만 하니 마음속에서 이상하게 불안감이 느껴졌고, 사랑하는 와이프가 마라톤 대회 참석을 응원해줘서 다시 힘이 났습니다.
그래서 6월11일 서울 뚝섬마라톤 대회 하프코스를 신청했습니다.
기존대로 평소 10km조깅 위주로 연습을 했고..
《2023년6월11일 서울 뚝섬마라톤 하프코스 완주 후》
이전 용인마라톤 보다 좋은 성적으로 100등까지 주는 트로피를 받게 되었습니다.
너무나 행복했고 뿌듯해서 가족들에게 다 자랑을 했고, 축하인사도 받았습니다.
두번째 하프 완주 후, 늘 동경하던 풀코스 완주에 욕심이 생겼고, 도전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풀코스는 많은 장거리 연습이 수반 되어야 한다는 사실과 장거리 훈련시 몸에 무리없이 잘 버틸까 걱정이 들어서 동행님들께 조언을 구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후, 가장 근접한 마라톤 풀코스 대회를 검색했고, 8월27일에 부여에서 열리는 굿뜨레마라톤 대회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고민끝에 부여마라톤대회 신청을 했고, 6월부터 주말에 천천히 장거리 연습을 했습니다.
대회 전까지 하프 8회, 30km 1회, 풀코스 거리2회 완료를 했고 드디어 대회 날짜가 다가왔습니다.
《2023년 8월27일 첫 풀코스 완주 후..》
집에서부터 2시간 떨어진 행사장, 더운날씨, 언덕이 많은 코스로 인해 23km지점에서 체력저하로 포기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포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부여까지 왔고, 첫 풀코스를 포기하면 다음에 다시 첫 풀코스에 도전해야하는 제 모습이 뭔가 너무나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천천히 걸어서라도 가는데까지 가보자는 마음으로 잠시 멈춰서서 휴식 후, 걸었습니다. 걸어가는 도중에
저를 앞질러 가는 주자님들을 보며 다시 힘을 내서 뛰었고 다시 걷기를 반복하며 4시간32분에 완주를 했습니다.
비록 기록은 좋지 않았지만, 포기하려는 마음을 다잡고 천천히라도 완주한 제 자신이 너무 고마웠고 뿌듯했습니다.
많이 힘들었지만 참 행복했습니다.
풀코스 완주 후, 2일차인데도 풀코스 거리를 완주한 과정을 되새기면 제가슴이 웅장해지고 해냈다는 뿌듯함으로 행복해집니다^^
첫 풀코스를 완주한 건 사랑하는 가족들과 동행님들 덕분이고, 앞으로도 몸에 큰 부담이 없이 마라톤대회에 참석하려고 합니다.
이 체력훈련을 바탕으로 기약없는 항암치료도 잘 받겠습니다.
5년이란 큰 시간의 벽이 있지만, 넘어지고 힘들어도 다시 힘을 내서 꼭 5년, 10년, 20년, 30년...계속 살아보겠습니다.
항암 치료 중에도 마라톤대회 나가서 완주했다고 자랑하는 글은 절대 아닙니다.
저와 같은 4기 환우님들은 매일 불안한 마음과 우울감이 찾아 오지만, 행복한 취미 생활을 꼭 하셔서 저와 함께 잘 이겨냈으면 좋겠습니다.
암으로 인해 고통 받고 계신 환우님들이 잘 회복 되시고, 묵묵히 곁을 지켜주시는 보호자님들이 평온한 시간이 다시 오길 계속 응원하겠습니다.
제가 힘을 내기 위한 글이기도 하고, 제 글을 읽어 주시는 환우님과 보호자님들이 조금이라도 힘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힘!내십시요!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