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하루 소회

닻빛 I 직본
2023.06.21 00:40 | 조회 744

즤집 아이가 좀 잘 먹어요.

그젯밤에도 저녁밥 다 먹고 자기전에 컵라면 먹는다는 걸 내일 아침에 먹자하고 재웠어요.

그리하여 다음 날 아침에 컵라면에 뜨거운 물 부어주고 3분 지나서 뚜껑 따고 먹으려는 순간,

팔로 컵라면을 치는 바람에 팬티만 입고 있던 사타구니쪽으로 그 뜨거운 물이 쏟아졌어요ㅜㅠㅠ

얼른 화장실로 데려가서 차가운 물 샤워기로 맞게하고 저는 나갈 준비를 하는데,

막상 나갈려니까 장루때문에 사람들 만나는 게 두려운 거에요. 그래서 아이 열 식히는 동안 장루 교체하고 나갈려고 준비하는데 아이가 막 채근하는 바람에 저는 한다고 하고선 아이를 데리고 우선 차에 시동을 걸었어요.

그 짧은 시간에 검색을 해서 근처 화상전문병원 찾았더니 집에서 30분 정도 나오더라구요.

막상 출발을 했는데 허리가 뽀사질 것 같고 너무 힘든거에요. 그래서 119구급차 요청했더니 집앞으로 오신다고 해서 다시 집앞으로 갔더니 마침 오셔서 근처 10분 거리 응급실로 갔어요.

근데 제가 걸음걸이가 70대 노인 속도이다보니까(다른 분들도 그런가요?ㅜ) 응급실에서 제가 환자인 줄 알더라구요.

무튼 여차저차 응급조치를 마치고 약 받으러 병원 밖에 약국에 갔는데 제가 좀 힘들어서 저는 입구의자에 앉아있고 아이보러 약 받으로 갔다오라 시켰어요.

그런데... 갑자기 오른허벅다리쪽이 뜨끈한 거에요. 당황해서 머지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장루가 새서ㅜㅠㅠㅠ 바지 밑으로 흐르고 저는 더 놀래서 소리를 지르니 옆에 사람들이 다 쳐다보고요.. 그 상황에서 뭘 어떻게 해야하는지 진짜 머릿속이 하얗더라구요. 그래서 말이 안나와서 아이보러 약사님께 가서 볼펜 좀 달라고 받아왔어요. 딴에는 도와달라고 종이에 써서 보여주려고 했는데 또 막상 그러진 못하겠더라구요.

겉으로 멀쩡?하게 생겨서 장루를 달고 있을거란 생각을 아무도 못 하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가방을 뒤지니 물티슈랑 타올이 있어서

다행인지 바지밑단이 조이는 헐랭이 바지를 입고 있어서 많이 나오진 않은 것 같아서 타올로 대충 닦고 물티슈로 의자 닦고ㅜ 다리 질질 끌고 화장실 물어서 겨우 걸어갔어요.

화장실에서 뭐가 문제인지 살펴보니 장루 밑부분이 제대로 부착이 안되어서 앉으니 밑에가 들뜬 것 같더라구요.

근데 왜 그렇게 서럽던지.. 저 암선고 받고도 그렇게 서럽게 울지 않았는데 아무도 없는 화장실에서 엉엉 울다가 겨우 추스리고 아이 데리고 택시타고 집에 왔어요.

집에 와서 샤워하며 장루 다시 장착하는데(샤워 하면서 장착하기는 처음인데 이거 소장 요게 날 놀리는 것 같더라구요ㅜ 다 하고 붙일라하면 나오고 다시 닦고 붙일라하면 또 나오고... 그렇게 한시간 가까이 사투를 벌이고...

좀 쉬다가 다시 추스리고 아이 데리고 화상전문병원에 갔다왔네요..

내 몸도 이런데 아이까지 저러니 멘붕멘붕.

앞으로 일주일 이상 아이 데리고 병원 오가야 하는데 와 진짜 이혼하고 제일 힘들었던 것 같아요.

여태는 그냥 아이랑 둘이 사는 게 편하고 더 행복하고 그랬었는데!

오늘같은 역대급 날이 다시는 오지 않길..

그리고 실은 오늘이 제 엄마 칠순 생신날이에요.

5월에 친척들하고 먹고 마시고 하려고 풀빌라 잡아놓은 거 다 취소하고 그냥 다음에 하기로 했는데, 엄마가 저녁에 미역이랑 소고기랑 갈치랑 반찬거리 사서 오셨더라구요.

본인 생일날 본인 손으로 손수 미역국 끓여서 딸 손주 먹이시고 들어오면서 사 온 케이크에 촛불불어 셋이서 축하노래 불렀는데 엄마가 자꾸 우시네요..

밥 못먹을 줄 알았는데 밥먹게 돼서 너무 좋으시다고...ㅜㅠㅠ

저는 제 아이가 있어서 속으로 울고요.

아 오늘은 제 마음처럼 비가 주륵주륵 내리네요.

슬픈 날들이 어서 지나갔으면 좋겠어요.

카페글들 읽다보면 정말 저는 아무것도 아닐정도로 많이 아프신분들 계신데 모두 안 아팠으면 좋겠어요ㅜㅠ 모두 힘냅시다!

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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