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희귀암이니만큼 제 경험담이 어떻게 도움이나 참고가 될까 싶어 글로 남겨요.
일단 저는 미국 뉴욕에 거주중이여서 치료와 수술을 미국에서 했습니다. 희귀암이고 진행속도가 빨라서 코로나 중에 한국을 나와 다시 검사하고 치료까지 시간을 지체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불행중 다행으로 제가 치료를 받았던 뉴욕 프레스비테리언 병원에 육종암을 전문으로 하는 의사진들이 계셨어요. 유방외과 Bret Taback, 종양의사(항암) Matthew Ingham, 방사선 Catherine Spina
2021. 9월 콜롬비아 대학병원에서 조직검사 후 혈관육종암 판정. 만 30세 였습니다.
오른쪽 가슴 멍울이 언제부턴가 하루가 다르게 커지는 걸 느껴서 병원을 찾음. 통증은 전혀 없었고 멍울이 딱딱한가 싶다가도 만지면 말랑해지고 해서 암이라고 생각 못함.
검사결과 다행히 전이는 없었지만 크기가 11cm로 꽤 컸기 때문에 수술부터 하지 않고 선항암으로 크기를 줄이고 혹시 보이지 않지만 어딘가 있을 수 있는 암세포까지 확실히 없애고 수술 하자 하더라구요. 재발을 막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했습니다. 눈앞의 암만 보지말고 큰그림을 보라며 ㅎㅎ
2021. 10-12월 선항암 - 독소루비신, 이포스파마이드, 메즈나 (이포스파마이드 때문에 생길 수 있는 방광염 예방주사)
이렇게 3주마다 3일을 연달아 맞아야함. 3일을 한세트라고 했을 때 총 6세트 진행하기로함.
(6세트 = 총 18번의 항암이 최대 받을 수 있는 횟수라고 함)
첫번째 항암 3일하고 다다음날 부터 정말 신기하게 11cm 되던 암덩어리가 반이상으로 줄었음. 가슴에 생겼기 때문에 저는 육안과 촉감으로 암 크기 가늠이 가능했음. 그런데 일주일 정도 지나니 다시 커짐.
2차 항암때도 바록 직후에는 살짝 줄었지만 금방 다시 커졌고 펫시티를 찍어본 결과 크기 차이는 없지만 일부 암세포 활동성이 줄어든게 보였기에 계속 항암을 진행하기로 함.
3차부터는 줄지 않고 오히려 커진거 같았음. 이때부터 체력적으로 힘들어짐. 심장소리가 귀에서 들리고 머리가 팽팽도는 두통이 시작됨.
4차 역시 암크기 줄지 않고 항암후 체력이 바닥남. 계단한층 내려가다 쓰러질뻔하고 집앞 주차된 차까지 몇 발자국 걸어가다 또 쓰러질뻔함. 펫시티상 크기는 1센치가 커졌지만 암이 죽은 부분이 보이고 활동성이 낮아진 부분도 꽤 보인다고 하시면서 장담은 못하나 전체적인 암크기가 커진 이유가 암세포가 죽을 때 팽창 되서 그럴 수 있다고 하심.
5차 항암전 피검사에서 심각한 빈혈로 나와서 삼일동안 수혈받으며 항암하고 체력이 좀 회복됨. 하지만 병원에서 마지막 6차 항암 패스하고 방사선을 해보자 권유. 마지막 항암까지 유종의미?를 거두고 싶었는데 아쉬웠음.. ㅎㅎ
2022. 1월은 방사선 하기전 한달 쉬며 체력보충!
2022. 2월 방사선시작. 일주일에 5일씩 한달동안 방사선 치료. 총 20회. 15-20분 가만히 누워있는게 생각보다 쉽지않음ㅎㅎ 너무 다행히 방사선 하면서 암크기가 점점 줄어듬! 마지막엔 육안으로 보면 거의 티 안나게 줄어듬.
아, 방사선 하면서 일주일에 한번씩 탁솔 항암도 같이 했음.
2022. 3월 수술전 회복기를 가짐. 방사선했던 피부가 화상입은듯 따갑고 벗겨짐. 방사선을 받으며 바세린같은 보습제를 듬뿍듬뿍 잘 발라줘야 해요 여러분! 방사선 받는 부분뿐 아니라 주변으로도 많이 발라주는걸 추천. 가슴이랑 갈비뼈는 챙겼는데 겨드랑이 생각 못 해서 겨드랑이가 너무 따가웠거든요..
2022. 4월 오른쪽 가슴 전절제. 또륵..
미혼인 30살 여자에게 타격감이 없지 않았지만 암덩어리 떼어버린다 하니 속시원했어요. 시티랑 mri상으로는 괜찮지만 보이지 않는 암세포가 있을 수도 있다고 피부까지 싹다 모~두 들어내서 등쪽에서 근육과 피부이식도 같이 했어요. 이후 검사 결과 피부에서는 암세포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해서 그대로 뒀음하고 살짝 아쉬울 뻔 했지만 안전이 제일이니까..!
이후 3개월마다 추적검사 받다 6개월로 늘어나서 작년 12월에 미국에서 시티찍고 지금은 한국 와서 가슴 복원성형했어요. 다음주 분당서울대병원으로 시티찍으러 갑니다. 미국에서는 쇄골부터 골반까지 다 찍어줬는데 여기는 딱 가슴만 찍자고 하더라구요. 그래도 괜찮을까 하는 걱정이 있는데.. 골반까지 찍어달라 요청을 해야 할까요? 추적검사 전에는 어쩔 수 없이 긴장이 되네요. 3개월마다 하던거 6개월만에 하려니 더더욱 걱정되요 ㅎㅎ
음.. 처음으로 정리해서 기억을 되살려 글로 적어봐요. 이 글이 누군가에게 참고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물론 치료 받으면서 불안한 날도 있었고 슬펐던날도 있었지만 나름 즐겁게 지냈던거 같아요. 궁지에 몰린 쥐처럼 용감해졌어요 ㅎㅎ 그냥 막연히 왠지 난 이걸로 죽지 않을 거 같다 라고 생각했어요 ㅎㅎ 맨날 끼룩끼룩 웃고 다녀서 주위 친구들이 아픈사람 맞나 헷갈린다 할만큼 그랬네요. 일부러 더 즐겁고 긍정적이고 좋은 것만 생각 하려고 했던 거 같아요.
일단 처음에 병원에서 진단 받고 제일 위로가 됐던 말인데 담당 선생님이 대뜸 저한테 이건 너 잘 못 아니야 라고 하시더라구요. 희귀암이고 원인과 이유는 우리 의사들도 모르니까 너의 생활습관이나 너의 탓이 아니다 그냥 운이없었다~ 라고 하시더라구요. 혈관육종암 난생 처음들어보는 암이였고 자료나 후기, 보편화된 치료법도 없고 멍하던때에 왠지 그말이 위로가 크게 되더라구요. 아무도! 안 걸렸으면 좋겠지만 혹시나 저와 같은 병명을 가지신 분이 이 글을 보게 되신다면 저는 이런 치료와 수술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조금의 희망이나 위로가 되었다면 너무 기쁠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