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힘들어하고 있을 모든 보호자님들께

우리모두건강맨
2023.06.15 17:20 | 조회 1.4k

저희 어머니는 자궁내막암 전이 후 항암 6개월도 채 못하시고 하늘로 떠나셨습니다.

오늘로 딱 81일이 되셨네요.

아직도 전화하면 바로 "아들~" 하고 받으실것 같은데

보고 싶다는 카톡 메시지는 여전히 1이 안지워집니다.

이 카페에 오랜만에 들어왔습니다.

게시글을 보다보니 보호자분들의 힘든 점, 고민거리... 글들이 유독 더 보이더군요.

아무래도 저 역시 그 시간을 지나왔기 때문인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 안타깝고 더 속상합니다.

그분들이 지금 어떤 심정일지 충분히 공감하기 때문이죠.

감히 제가 그 분들께 조언의 몇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아마도 불과 몇 개월 전의 저 스스로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기도 합니다.

자책하지 마세요.

가족이 암에 걸린 것이 나 때문이니까...

나는 남들처럼 그렇게까지는 간병을 못하니까...

힘들어하는 환우에게 내가 할 수 있는게 너무 없으니까...

순간 나도 모르게 짜증나고 화가 나고 심지어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드니까...

네네... 다 그렇습니다.

누구나 다 그렇습니다. 사람이기에 그렇습니다.

그러니 자책하지 마세요.

자책하는 것은 환우를 더 아프고 힘들게 합니다.

환우분께서 원하시는 것은 그저 내 곁에서 내 손 꼭 잡아줄 가족입니다.

대화를 많이 하세요.

가족이라고 마음이 다 통하지 않습니다.

환우분이 진정 원하는 것, 정말 바라는 것, 꼭 필요로 하는것...

본인이 다 안다고 생각하는건 착각입니다.

의사도 병만 관찰할 뿐이지 환자의 마음 속을 꿰뚫어 볼 수 없습니다.

결국 많은 시간동안 대화가 필요합니다.

제가 가장 후회되는 부분입니다.

오직 항암치료가 어머니의 유일한 희망이고 답이다는 생각에만 빠져

정작 어머니가 원하셨던 것을 제가 끝내 눈치채지 못한채

어머니에게 삶을 마무리할 시간과 기회를 못드린것은 아닌지 아픈 후회가 듭니다.

많이 대화하세요.

끝으로, 본인과 주변도 살피세요.

환우의 간호가 최우선이지만, 그래도 전부가 되서는 안됩니다.

보호자가 아프거나 가족들이 고통 받는다면

그건 환우분이 진정 원하는 것은 아닐겁니다.

간혹 모든걸 다 포기하고 치료와 간병에만 다 쏟는 분들이 있는것 같은데

본인의 건강도 챙기고 주변 가족들의 생활도 관심 갖으시길 바랍니다.

이 카페 이름이 '아름다운 동행' 이자나요?

우리 모두 아름다운 동행을 하고 있는 겁니다.

동행의 목적지가 어디든 그건 하늘이든 신이든 맡기고

지금 내딛는 발걸음 하나하나가 아름다운 순간이 될 수 있도록

서로 사랑하고 배려하고 안아주세요.

힘내세요!

주제 넘은 글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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