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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와 가시
김승희
눈먼 손으로
나는 삶을 만져 보았네.
그건 가시투성이였어.
가시투성이 삶의 온몸을 만지며
나는 미소지었지.
이토록 가시가 많으니
곧 장미꽃이 피겠구나 하고.
장미꽃이 피어난다 해도
어찌 가시의 고통을 잊을 수 있을까 해도
장미꽃이 피기만 한다면
어찌 가시의 고통을 버리지 못하리요.
눈먼 손으로
삶을 어루만지며
나는 가시투성이를 지나
장미꽃을 기다렸네.
그의 몸에는 많은 가시가
돋아 있었지만, 그러나,
나는 한 송이의 장미꽃도 보지 못하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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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 이맘때 올림픽 공원에는 장미축제가
열립니다. 다양한 색의 장미꽃이 흐드러
지게 피어 장관을 이룹니다. 요즘 꽃은
향기가 적다고들 하지만 이렇게 많은
장미가 피어있으니 향기가 없을래야
없을 수 없습니다.
그리하여 장미 공원 한 바퀴 돌고나면
장미꽃의 색에 빠지고 향에 취하니
세상이 온통 장밋빛으로 보입니다.
6월 중순까지 축제가 이어진다고
하니 한 낮을 피해 다녀오세요.
김승희 시인은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
면서 시를 맺고 있습니다. 한번 답해
보세요
그러니, 그대, 이제 말해주오,
삶은 가시장미인가 장미가시인가
아니면 장미의 가시인가, 또는
장미와 가시인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