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가벼운 잡담을 늘어놓아보아요~
저는 한때 미싱하는 재미에 푹 빠져 지냈었는데요. 그것도 빈티지미싱에 빠져서 집안에 7개 이상의 미싱이 동시에 있던 적도 있었더랬죠. 집안 패브릭용품에, 제 옷에, 아이 캐릭터 옷 만들어 입히는 재미가 쏠쏠했어요. 미싱 시절 하이라이트는 아무래도 아이가 정말 좋아했던 다이노포스 공룡 시리즈 코스튬을 만들어 입히고 공연 보러간게 아닌가 싶어요. 다섯살때였나 ㅎㅎ
그런데 아프고 나서는 참 후회했어요. 남들은 부동산에 주식에 코인에 영리하게 돈 잘 벌고 살때, 나는 그런걸 모르고 회사에서 미련하게 일만 열심히, 집에선 스트레스 푼답시고 미싱만 열심히. 항암하고나서 손가락 제대로 쓸수도 없는데, 미싱이 왠말인가요. 수술과 치료 중에는 손가락 탓보다도 사는게 뭔가 싶고, 암것도 할 의욕이 없는데 집안 가득 미싱과 천들. 정말 바보천치가 따로 없구나 나 자신을 욕했죠.
그리고 하나둘씩 다 처분하고 버리고 없앴어요. 미싱도 천도. 오늘은 오로지 예뻐서 저 멀리까지 달려가 샀던 빈티지 발틀 미싱을 당근으로 처분했고요. 미싱이 가버리고 나서 텅 빈 공간을 보며 생각나서 써봅니다. 그런데... 가만히 지나간 사진들을 보니, '그래, 내가 바보천치는 맞지만 그래도 그때 잠시 즐겁고 행복했구나' 싶어요. 회사에서 미친듯이 일하고 저녁 늦게 회사 어린이집 문닫기 직전 아이 데리러 갈때, 토요일에 아이 데리고 어린이 뮤지컬 다닐때, 자영업 남편 때문에 나 혼자 아이에게 즐거운 추억 만들어주겠다고 용을 쓰며 가까운 곳, 먼 곳 가리지 않고 여기 저기 극성스럽게 다녔던 기억도 아련하네요. 그때마다 내가 만든 옷 입고 있는 우리 애가 참 예뻤지요.
지금은 100% 이거 무슨 브랜드야?를 묻고 비싼거라면 좋아하는 딸램. 그때 내가 만들어 준 옷은, 기성복과 비교할 수 없는 고급 원단에 엄청난 정성이었다는 걸 그 애는 아마 모르겠죠. 이렇게 추억팔이 하면서도 나는 당시 좋았지만, 이 아이의 현실을 위해서는 서울에 집 하나 갭투자로 마련해놓았던 게 더 좋았을것을...... 생각이 가시지 않는 건 어쩔 수 없네요. 사는 게 뭘까요. ㅎㅎㅎ 알 것도 모를 것도 같은 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