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아버지 눈에 손주 손녀 넣어드리고 오는길입니다…

대보l태민이
2023.02.27 23:24 | 조회 1.7k

여명 6개월…

지금으로썬 폐렴과 뇌졸증으로 여명 6개월도 불투명하다… 외래 전해듣고…

천둥벌거숭이 초딩 5학년,2학년짜리 애들 데리고 친정에 내려갔습니다…

아무도 없는 텅빈집에 아이들과 들어서니 한때 내가 살던 집이 맞나 싶게 싸늘하고 무서운적막이 부모님을 대신해서 맞아주네요..

아이들이 물어봐요 정말 국어사전처럼 ‘해맑게’….요

“엄마~ 할아부지 대장암이셔서 아푸시니깐 나를 못알아보는거야?”

“이번에는 마지막이야? 다음에 안아프시면은 또 볼수도 있는거야?”

이러고는 또 지들끼리 뭐가 궁금한지 곰방 택시가 어쩌고 저쩌고~ …

대학병원은 면회가 안되지만 ㅜㅠ 아부지 재활하러 내려오시는 복도에서 몰래 기다렸다가 …. 애들을 보여드렸습니다..(불편하시다면 죄송합니다ㅜㅠ)

암수술 끝나고도, 항암중에도, 섬망은 오실지언정 눈물은 흘리시지 않던분이….

철없는 손주놈이 엄마에게 배운 ‘대사’ 라는게 티가 나는 말 한마디

“할아버지 힘내세요 사랑해요” ~

에….그만 눈물을 흘리시네요….

부산사나이로 강인한 정신력을 평생 강조하시며 건강을 자랑하셨던 그분의 눈물을 정말 제 평생에 처음 봤어요…….. 처음이요…..!

그러고는 하시는 말씀이

“ㅇㅇ야…. 훌륭한 사람이 되라”

하십니다… 분명 어제까지 치매와 뇌졸증으로 손주 이름 기억 못한다고 했는데…오늘은… 어째서 또박또박 이름 부르시며, 눈물까지 흘리시는걸까요…

철딱서니 손주도 할아버지 그 한마디에 눈가에 눈물이 고였어요…. “네 할아버지~ 훌륭한 사람이 될게요 사랑해요 할아버지”

복도에서 그 짧은 시간 아이들 눈에 넣어드리니

제 가슴속 응어리가 아주 조금 풀리고 ..

오늘은 큰딸도 알아보겠지 싶어 저도 몇마디 더 했어요..

“아빠~ 큰딸 내려왔어~ 매일매일 힘내자 아빠는 할수 있잖아~ 아빠는 제일 멋진 사람이니까 나한테는 최고 멋진 아빠니까 .. 사랑해요..”

하니..

“니 얼굴만 보아도 내가 기분이 조오~~~타…ㅇㅇ야”

하십니다…

세상이 흙빛입니다 … 색깔이란게ㅡ있었나 싶을만큼 세상이 온통 흙빛이에요… 제 인생에서 처음으로 본 아버지의 눈물이….아직도 잊혀지지가 않아요…

그래도요, 그래도요,

왜~라는 말보다

지금 오늘, 어떻게~ 감사할까…. 껍데기뿐인 목소리를 동행에 적으면서 절망을 이겨내보려 합니다….

저만 이기려 하는게 아니라 아버지도 이기려고 하고 계시니까요!~

매일 그냥 딱 하루만 더 힘내줘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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