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생은 올해 26살..생일을 한달 앞두고 떠나버렸습니다.
그냥 위염이려니 했는데 통증이 심해져서 여자친구에게 떠밀려간 병원...위암판정이 내려졌습니다.
혼자서 진단을 받고 수술 날짜를 잡고...그리곤 제일 먼저 제게 전활해주었어요....
"누나 놀라지마...나 위암이래..." 흐느끼는 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들렸습니다...
큰애는 어린이집에 보내고,,,둘째는 들쳐업고 부랴부랴 달려간 병원...친구와 앉아서 울고있었습니다....
그런 힘든 순간에 가족이 곁에 있어주지 못한게 너무나 미안했어요...
의사는 뭐든 잘 먹으라고...가리지 말고 먹으라고해서...지식이 없던 우리는 뭐든 다 잘먹으면 좋다고 생각했지요...
수술후 3기 진단을 받았고....전이도 없다고했습니다.항암치료도 꾸준히 하며 검진도 잘 받았습니다.
처음 수술후엔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듯이 암담하더니...시간이 지나 동생의 웃는 얼굴을 보니까
다 낳았나보다...역시 젊음이 좋구나...하며 모른척 내 삶에만 열중했어요...
그런데...작년 9월 자꾸 허리가 아프다고 하고 배가 볼록해지며...위암진단때처럼 가슴 통증이 시작됐다고 했습니다...
위,대장 내시경 모두 깨끗했고...pet-ct로는 보이지 않던 암 세포들이...복수 배양에서 나왔습니다.....
인터넷이고 어디고 다 알아봐도 시한부...길어야 6개월이라고했습니다.
의사 역시 그랬구요...
전이 판정후 한의원에도 다녔고 항암도 다시 시작했어요..한동안은 배 사이즈도 줄고 말랑말랑해져서 정말..희망이 보인다고 믿었죠...그런데 동생은 항암이 너무 힘들다고 2번하고 그만뒀어요..의사도 말리 않았구요...
항암 안하니 살것 같다며 한달동안은 정말 쌩쌩하게 다녔답니다...혼자서 전철도 타고 다니고 오토바이도 타고...친구들과 온천 여행도 다녀오고...자꾸 배가 고프다고 야식도 즐겨 먹고...
지금 돌이켜 생각하면 짧았지만 정말 행복한 날들이었습니다.
2월들어서면서부터 갑자기 구토를 시작하더니 물만 먹어도 토했어요...당영히 응급실 찾는 회수도 많아졌구요...구토에서는 변 냄새가 나고 몇일전 먹은 음식물도 올라왔어요...
병원에서는 병이 진행되는 상태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영양제와 진통제를 놔주는것 말고는 해줄수 있는게 없다며 굳이 자기네 병원로 오지 않아도 된다고했어요...항암을 중단하면 병이 더 빨리 진행된다고...왜 진작 얘기안해줬을까요..
그런데 소장폐색으로 너무 힘들어하니까 스탠트 시술을 해보자고 해서...동생 동의하에 진행을 했습니다...그것만 해도 살겠다고 토하지 않고 변만 봐도 좋겠다고 간절히 원해서요... 그러나 그건 동생을 더 고통스럽게 했어요...잘못된 선택이었죠...
교수가 그랬대요...물을 머금지 않은 나무는 살수없다고.....가족 누구도 하지 못했던 말을...본인은 이미 알고있지만 꺼내지 못했던 말을 의사가 대신해주었습니다....
3월4일...
20 일간의 종합병원생활을 끝내고....3월8일 끝내는 호스피스로 입원했습니다....
하나둘 옆 침대가 없어질때 마다 동생은 괴로워했습니다...잠도 못자고 두려워했어요...
괜히 왔나 싶었지만 통증을 줄일수있는 최대한의 방법이란걸 알기에....그냥 두고만 보았어요...
그래도 혼자서 화장실도 가고...양치도 하고...제가 머리 감겨주는것도 좋아했던...
호스피스 병동에선 젤 젊은...다른 분들에 비하면 아기였던 내동생...
집에 너무 가고 싶다고 해서...입원 일주일만에 5시간의 외출을 받아 저희 집으로 왔어요...
계속 누워만 있었지만 몸도 맘도 편하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워주더군요....
다시 돌아가기 싫다고...그치만 통증땜에 안되겠지? 하며 무거운 걸음을 옮겼어요...
봉사자분들이 목욕을 시켜주던날...피를 토했습니다....놀라서 휴지를 들고 있던 저와 달리 동생은 너무나도 담담한 표정이었습니다...3일정도 피를 토했어요....의사는 정말 준비할때가 되었다고 하더군요...토혈후로 물 한모금도 마시지 않고 말한마디 안하던 동생...
"너 이렇게 하면 빨리 갈거 같아서 그러는거야?"했더니 침묵하던 동생...
그래도 "누나라고 한번만 불러봐,,,다신 말 안시킬께..."했더니.... "누나,누나,누나" 세번을 불러 주었습니다....그게 동생의 마지막 목소리였어요....
3월25일 오후 9시
간병 아주머니의 전활받고 비상등을 켠채 정신없이 간 병원....혈압이 떨어지고...동공이 풀렸다고해서 방을 옮겼습니다...
의식은 있어서 말을 하면 고개를 끄덕여 주고 손을 잡아주면 힘주어 함께 잡았습니다....
"내 동생으로 있어줘서 너무 고마웠고...잘해주지 못해서 미안해...우리 다음에 다시 만나자..."
"엄마랑 할아버지 만나서 못받았던 사랑 많이 받고 거기선 아프지 말고....겁먹지 말고 엄마 따라가...좋은데로 데려가주실꺼야...."
26일 오후 ....그렇게 옆에서 지켜보다....집에 다녀온다고 나온사이....동생은 눈을 감고 말았습니다....
집에 다녀온단 말에 눈을 찡그렸던 동생을 뒤로하고 금방이야...하며 나왔는데...
도착했을땐 이미 숨이 멎은지 10분이 되었다고 했습니다...너무나 따뜻했는데....온기가 남아있었는데....
그렇게 동생은 제 곁은 떠나고 말았습니다...
이곳에 이런 글을 남기는게 마음이 무거워지고 불편하실수 있겠지만....
정말 옆에서 지켜보시는 가족분들....힘내시라고...정말...후회 없도록 마음의 준비...잘 하시라고 남겨봅니다....
막상 제가 처해보니...그 어떤말도 위로가 되지 않고....고맙기 보단...귀찮고 짜증이 났습니다....
통증이 고통스러워 차라리 안락사 시켜달라던 동생...무섭다고.. 두렵다고하던 동생에게...아무것도 해줄수 없는것이 너무나 고통스러웠습니다..한달이상 먹지도 못하고 토하기만 하던....토하는게 힘들어 아예 먹지 않던 동생...막내 돌잔치때 사진찍어줘야하는데...그때까지 살수있을까?하던 동생이었는데....
정말 위암환자들은 암으로 죽는게 아니라 먹지 못해 죽는거라 했다는데....그런거 같아요....
치료중이신 분들은 열심히 최선을 다하시고....마지막을 지켜봐야 하는 가족분들은...마지막 순간을 후회하시지 않도록....편안히 보내드릴수 있길 바래봅니다..
처음 치른 큰 일이었지만...시간이 있어 우리에겐 더 없이 소중했고...마지막을 함께 정리할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