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아빠는 참 독불장군이었어요
전 어릴때부터 그런 아빠말을 척척 듣는 딸이었지만
한편으론 그 바른 생활을 다 따라야하는게
너무 힘들었어요
어릴때는 화장실 불도 못켜게 절약 절약을 외치셨고
야채나 콩이 몸에 좋다고
억지로 그릇에 나눠준 분량을 다 먹어야했죠
초등학교까지 그 흔한 외식한번 제대로 한적 없었어요
그렇게 아끼고 아껴서 부부교사 월급으로
신도시에 큰 집을 장만하셨죠
제가 중학교때는 100점 맞으면 외식을 했기에
기를 쓰고 100점을 맞으려고 밤새서 공부했고
그래서 시험 끝나고 결과 나오는 날들이
가장 기뻤었네요
고등학교는 엄마 아빠가 원하는
그 동네 가장 좋은 여고에 입학했고
이과였기에 의대나 약대를 목표로 했지만
수능을 잘 못봐서 부모님이 원하는 교대에 갔죠
교사하기 정말 싫었고
저는 제가 가고싶던 외대 일본어학과에 합격했지만
부모님이 원하시는대로 교대에 갔어요
부모님이 인천에 근무하셨기때문에
임용은 인천에 보길 원하셨고
전 인천 임용에 바로 붙어서 초등교사가 되었죠
그렇게 부모님이 하라는대로 다 하고 살았어요
그게 참 힘들어서 부모님한테 반항도 많이하고
원망도 많이 했어요
그리다 부모님말에 처음으로 반항한게
결혼할때였죠
무조건 같은 공무원을 만나라고 했는데
회사다니는 직장인을 만났거든요
그래도 착한 남편덕분에
엄마 아빠 병간호도 근처에서 했고
시댁에서 아이를 봐주셔서
아빠랑 여행도 자주 갔어요
결혼은 아빠말대로 안하길 잘했던것같아요
이렇게 엄마 아빠 말대로 살아오다가
엄마 아프니 아빠가 휴직하라고 해서
휴직하고 엄마를 모셨고
엄마 돌아가시고 아빠가 또 휴직하라고 해서
6년을 휴직하며
아이돌보며 아빠 근처에서 아빠를 돌봤네요
도대체 내 삶은 무엇인가
아빠하라는대로 하는 꼭두각시인가
교대는 휴직 오래할수있으니
엄마 아빠 병간호하라고 시킨건가
벗어나고싶다 이런 생각을 참 많이 했어요
부모님의 아바타대로 사는것같아서
난 도대체 언제 부모를 벗어나 자유롭게 살수있나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아빠 아픈데 이런 생각하는 자신에게 죄책감도 들었죠
하지만 원망도 참 컸어요
나는 늘 바르게 어른들이 원하는대로만 커야하나
너무 힘들다 생각했죠
나를 존중하지않는다
내 삶은 아빠 자랑꺼리 만들려고 아빠가 만든거다
라는 생각에 아빠한테 잘하면서도 아빠한테 화가났었어요
그러면서도 아픈 아빠한테 이런 감정을 갖는게
너무 죄책감이 들었네요
그런데 이번에 아빠 돌아가시고 장례식을 치루면서
많은 분들이 오셔서
아빠는 참 성실한 분이셨다
모든 분들에게 바른 생활을 실천하셨고
다른사람에게 나눌줄 아는 분이셨다.
스스로 바르고 정확하신 분이셨다.
절약이 몸소베어있어서 스스로는 아끼면서
다른사람을 위해 베풀줄 아는 분이여서 기부도 많이 하셨다.
교장으로서 참 바르고 성실하셨고 많은 사람의 존경을 받았다.
장로로서 교회에 헌신하셨고 암투병중에도
교회연합회에 대표로 봉사하셨다.
딸이 효녀고 너무 착한 딸이라고 자랑 많이 하셨다.
이런 얘기를 듣는데 참 눈물이 나더라구요
아마 자신이 그렇게 바르고 성실하게 살아오느라
자신한테도 엄격하셨고
자식한테도 엄격하셨을꺼라고 하시는데
아빠가 힘들게 산건 보이지않고
나에게 바르게 살라고 했던 잔소리만 나는 기억했구나
하는 생각에 아빠한테 미안했어요
밥도 챙겨줄수없이 가난한 부모밑에서
이렇게 자수성가하기까지 얼마나 피나는 노력을 했을까
나는 부모님이 좋은집에서 학원도 다 보내주고
해외여행갈돈도 다 마련해주고 용돈도 다 주셨는데
내 맘대로 살지못했다고 부모님을 원망했구나
참 철이 없었구나 싶어서 많이 울었네요
돌아가실때 쓸 병원비까지
다 마련해놓으시고
혹시 자신이 오랜 투병을 할까봐
그 비용까지 다 마련해놓고 유언까지 다 마쳐놓으신
스스로 모든것을 준비한 아버지
자식한테 1도 피해안주고 고생안시키려고
모든 대비를 철저하게 다 하신 아버지
자신의 병원비 장례비까지 다 준비해놓고 가셨네요
아빠 장례식때도
아빠 친구분 지인분이 너무 많이 와서
코로나때문에 텅텅비어있던
vip룸까지 사용했어요
부모없이 큰일 치루는거 힘들까봐
아빠 교회 목사님과 아빠의 절친인 장로님께서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고 도와주셨네요
저희 하나도 고생 안시키게요
그리고 교회에는
2kg나 되는 금을 기부하라고 유언하셔서
마지막 감사헌금까지 다 준비하고 가셨네요
자식들 아무것도 안해도 되도록
이렇게 철저하게 꼼꼼하게
자신의 마지막까지 준비하실수있나 싶게
모든걸 준비해놓으셨습니다.
참 뛰어난 아버지밑에서
그렇지 못한 딸이라
아빠 기대가 너무 무겁다고
도망가고 원망했던 저였네요 ㅠㅠㅠ
죽음의 문턱에서
너무 무서우셨을텐데도
자식에게 부담 안되게 하려고 모든걸 준비하신 아버지
참 멋지고 존경스럽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철없는 딸을 용서하시고
천국에서 아프지말고 평안하세요
아빠 너무 부족한 딸이라
미안하고 죄송했어요
앞으로 더 바르고 성실하게 살아갈께요
바르게 저를 키워주셔서 감사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