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병동이 조용하다.
깨어있는 건 간호사님들. 그리고 나.
이리 예민하려면 살이라도 찌지 말지.
곰팅이가 고라니같은 짓을 하네.
어제도 2시간 잤는가.
오늘 먹지도 않고 자지도 않고 참 용케 버티네.
근데 도저히 잘 수가 없어. 눈을 뗄 수가 없어.
숨을 놓칠까봐. 통증 타이밍도 모를까봐.
어릴 때 내가 아파도 이렇게 뜬 눈으로 지켜주셨지.
갑자기 그 때 추억이 생각나네.
내가 참 좋아하는 느낌 몇 가지.
동생하고 놀다가 아무 데서나 잠들면
아빠가 안아서 다시 뉘어주시던..
설핏 잠이 깨도 눈은 절대 뜨지 않아.
아빠의 당연한 일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충청도 상무뚝뚝남에게 느꼈던 찐한 부정.
또 하나는 어릴 적, 아니 시집가서도,
이른 아침 엄마가 먼저 일어나시며
내 이불을 꼭꼭 덮어주시던 느낌.
특히 행복한 건 겨울이지.
겨울은 이불속이 최고잖아요.
밖은 서늘한데 나는 아직 더 자도 된다는..
따스히 보호받던 그 행복한 느낌.
이 철부지 딸년은 30대도 40대도
엄마에게서 그런 사랑을 받았지.
그리고 더 못된 말도 던졌었지.
이 나이는 더 누워있으면 안되겠다 싶은 무렵.
엄마. 우리 왔는데. 늦게 자서 피곤한데.
꼭 글케 일찍 일어나야 해?
엄마는 미안하다 하셨다.
방문을 꼭 닫아주시며 더 자~ 하셨다.
이런 큰 사랑속에 자랐네.
그래서 지금 이렇게 더 괴로운지도..
가슴을 쥐어뜯듯 후회하네요.
오래 전 내 글에
그녀를 나의 들숨 날숨같다는 표현을 했다.
그냥 적었던 건데 이제야 진심으로 감정이입.
그녀의 들숨에 맞춰보고
그녀의 날숨에 맞춰보고.. 엄마. 우린 하나야.
묵주기도 그만 듣고
잔잔한 성가를 틀어놓고 조도를 조금 낮추며
엄마가 고통 무디게 주무시길 빈다.
엄마 손 발 얼굴의 온도를 색깔을 살핀다.
내 손길에 아주 힘겹게 실눈이 떠진다.
엄마. 나야. 내가 지켜보고 있어요.
나 여기 있어. 그동안 외롭게 했지. 미안해.
이제 엄마 자.
내 사랑속에 따숩게 더 자.
이젠 내가 재워줄께. 내일도. 모레도.
진작 이렇게 사랑해 줄껄. 진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