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글을 남기려 했는데 체력이 빨리 올라오지 않아 시간이 걸렸습니다. 병기와 진행은 지난 글을 참고해 주세요.
9월 13일 아산에서 개복으로 간과 대장을 같이 절제했습니다. 간에는 작은 게 여기저기라 다 열어서 집도의 선생님이 확인하고 죄다 만져가면서 없앨 수 있는건 없애겠다고 하셔서...생각보다 엄청 큰 수술이 되어버렸네요. 결국 간 덕에 피하고 싶었던 풀개복을 하게 되어 버렸습니다.
당일
정신 차리면 정말 아픈데, 배도 배지만 등이 정말 너무 아파서 당황스러웠습니다. 수술대가 좁은데다가 5+시간 넘게 같은 자세로 있었으니...진통제는 계속 들어가는 상황이라 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 누워서 병실까지 살려가고 간호샘들이 들어서 옮겨주세요. 계속 선생님 너무 아파요ㅠㅠ 했더니 진통제 쫌만 기다려 주세요 하시다가 아 과호흡인가? 까지 하셨어요. 어쨌든 진짜 정신이 하나도 없고, 그 와중에 의료계열 지인이 걱정말고 진통제 팍팍 누르라고 한 게 생각나서 팍팍 눌렀습니다. 하루가 그렇게 흘러갔고요...
1일
진통제 (펜타닐) 덕에 여전히 정신없고 너무 기운없고 머리도 아프고 그랬습니다. 간간이 정신 들때마다 스피로미터를 불었는데 배가 너무 아파서 못불겠더라고요.
2일
겨우 뭐 짚고 일어나서 부축받고 화장실 갔는데 진짜 힘들었습니다. 혼자서 화장실 절대 못가요. 원래 있었던 코어근육이 그냥 갑자기 사라진 듯 힘이 전혀 안들어갑니다 (이때 진짜 처량하더라고요...). 말 그대로 걷는것부터 다시 배워야 하는 상황입니다. 일부러 진통제 맞고 뭐래도 짚고 걸으려 했는데 병동 바로 앞 복도 일부만 걷다가 도저히 안되겠어서 복귀했습니다.
3일
걷는 건 2일차와 똑같습니다....하도 퍼져 있으니 주치의께서 펜타닐 부작용일 수 있으니 펜타닐 끄고 다른 링거진통제로 바꿔보자고 하셨고 그랬더니 조금 낫더라고요. 나중에 시니어 간호샘이 오셔서 스피로미터 억지로 시키고 가래 빼야된다고 등 두들기시는데 너무 아파서 울었습니다. 아니 선생님 제가 일부러 안하는게 아니잖아요........보호자가 침대 올라가는거 도와준다고 다리 잡았다가 복압 올라가는데 진짜 척수반사로 쌍욕 나옵니다.
4일
쪼금 더 걷게 (거리 비슷, 횟수 늘림) 되기는 했는데 문제는 걷다가 누가 갑자기 전기스위치 내리듯이 기력이 확 빠집니다. 머리도 띵해지고요. 확실히 복강경 하신 분들은 빨리 잘 걸으시는데 그게 부럽더라고요...ㅠㅠㅠ 다행히 간호샘께서 제가 머리띵하다 기력 빠진다는 얘길 듣고 차트 확인해서 철분제 처방 요청해 주셨습니다. 조금 낫더라고요. 간호샘 진짜 감사합니다.
이 다음은 일자별로 잘 생각이 나지는 않는데 한번 가스통 때문인지 정말 끙끙 앓았습니다. 저 엄살 안피우는 편인데 진짜 아우...으...소리만 하면서 몸살 심하게 온 것 같았어요. 결국 또 진통제행.
중간에 CT, 엑스레이 찍으러 다녀오는데 이송직원이 휠체어는 밀어주시지만 들어가서 서서ㅠㅠ 이동해야 하는건 제 몫이라...역시 엄청 아픈데다가 힘이 하나도 안들어가서 처량하고 힘들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밖에서 조깅하던 사람인데...
어쨌든...그래도 하루하루 다르게 조금씩 나아지기는 합니다. 저는 한 10-11일 정도 있다가 퇴원했어요. 집이 구옥이라 집에 들어가면서 또 체력이 바닥나서 거의 2일을 누워 있었고, 처음 1주일 정도는 집에서도 보행 보조기가 없으면 걷기 힘듭니다. 밥도 잘 안 들어가고 시도때도 없이 피곤합니다. 그런데 2주차가 되면 여전히 힘들지만 조금 기운이 붙고, 또 조금씩 나아집니다. 허리 피고 빨리 걷는거는 힘들지만요. 식욕은 잘 안 붙더라고요.
저는 외출 안하고, 집에서 보조기 붙들고 스텝퍼 살살 했습니다. 처음에 5분, 그다음에 10분, 15분. 기운이 될 것 같으면 그렇게 하루에 두번, 세번 식으로 횟수를 늘렸고요.
참고가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