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전 외래에서 급격한 cea수치 증가로 간전이 의심 판정을 받고 간mri와 pet ct를 찍고 근 2주간 마음 졸이며 결과를 기다렸는데요.
비전문가인 제가 봐도 수치가 급격하게 증가한게 보였기에 마냥 희망만을 품기엔 실망이 클 것 같아 어느정도 전이에 대해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설마설마하는 마음으로 결과를 들으러 갔습니다.
슬픈 예감이 한 번이라도 빗겨나가길 바랐지만 그래주질 않네요.
올 해 2월 항암중에 아빠가 복통을 자주 호소하셔서 혈종과 교수님께 말씀드리니 간에 기분 나쁜게 보인다하셔서 그 때도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간mri를 찍었었는데 이상 소견없음으로 나와서 그게 뭘까 찜찜하면서도 별다른 이상이 없다하니 다행이다 그런줄 알고 지내왔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요근래 간에 점같이 보였던 것이 더 커져서 ct결과 2cm정도로 자라나있다는 소견을 들었습니다.
저는 서울에 있고 아빠는 울산에서 srt타고 병원오시면 제가 늘 동반하고 있는데 교수님께서 집이 머니 항암은 가까운 울산근처병원에서 하시고 두 달에 한번 울산에서 찍은 ct와 영상 가지고 보호자인 제가 외래 진료를 오면 된다하더라고요.
앞 전에 수술 후 젤로다 경구 항암약 드실때조차 아무리 약이 같아도 대형병원의 시스템과 의료인에게 진료받게 하고 싶고 여러이유로 수술한 삼성병원에서 그렇게 먼길 오가시며 항암약 타가시고 했는데 이번엔 그런 욕심도 안부려지더라고요.
새로 시작할 항암약들이 얼마나 부작용이 심하고 아빠를 힘들게할지 카페 검색을 통해서도 어느정도 유추해볼 수 있었으니까요.
진료 후 의자에 아빠랑 멍하니 앉아있는데 아빠가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시더라고요. 자식 앞에서 일평생 눈물 보인적 없는 아빠가 투병중 눈물 보이는 일이 많아져서 가슴이 미어집니다.
저도 눈에 초점없이 몇 분간은 어떤 말을 해야할지 몰라 아빠 손 꼭 붙잡고 앉아있다가 제가 약해지면 안될 것 같아 정신차리고 씩씩한척 했네요.
치료할 수 있다고.. 치료도 하고 수술도 할 수 있으니 이것 또한 다행으로 나는 생각한다고 제발 무너지지만 말아달라고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그렇게 버텨달라고 힘든 아빠한테 또 무거운 부탁을 해버렸네요. 같이 해보자 아빠. 나도 엄마도 우리 식구들 다같이 힘 닿는데까지 도와줄테니 아빠는 나을 생각만하자 등두드리니 아빠가 힘없이 있다가 애써 고개 끄덕 하시더라고요. ㅠㅠ
아빠앞에선 안울었는데 기차태워드리고 떠나는 기차를 바라보니 눈물이 왈칵 쏟아져서 울고 신랑과 통화하면서 울었네요.
그러고보니 정작 엄마한테는 애써 담담한척하면서 약해지지말라고 아빠앞에서 심각하게 있지말고 힘내고 같이 또 해보자고 위로아닌 위로도 하고 남동생에게도 똑같이 말했네요
우리 가족들에겐 제가 정신적지주(?)라고 해야할까 제 스스로 좀 그렇게 하려고 애쓰는 것 같아요.
지금도 잠깐 잠들었다가 일어나서 카페들어와서 항암에 대해 검색해서 글 읽다가 더이상 무서워서 보고싶지 않아서 잠시만 모르는척하고 싶어서 보던 글들을 닫고 대나무숲에다가라도 슬픔을 털어놔봅니다.
앞으로 또 힘든 여정이 되겠지요?
우리 아버지 잘 견뎌내주실 수 있겠지요?
이미 벌어진 일이니 다시 차분하게 마음을 정리하고 치료에 도움되는 것들을 생각하려합니다.
혹시 아빠와 비슷하게 투병중이거나 경험하셨던 분들에게 여기서나마 희망적인 말, 힘나는 말 듣고싶어요..
동행님들, 오늘도 조금이라도 고통이 덜하길, 평안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