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피스 관련하여 글을 몇 번 썼었습니다.
그래도 마무리로 글을 적고 가야 마음이 편할거 같아 계속 마음에만 담아두다 이제 글을 쓰게 되었네요
벌써 어머니 돌아가신지 2주가되는데
일상에 치여서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장례도 사망신고도 그 외 정리할 것들도 다 진행했지만
왠지 아직도 전화하면 어머니께서 전화를 받고 인사를 해주실것만 같습니다.
짧은 글이지만 혹시나 다른 분들께 도움이 될까 싶어
기록으로 남겨 놓고자 합니다.
어머니는 대장암 4기로
올해 초 코로나 걸리신 이후 급속도로 몸이 안 좋아 지셨습니다.
작년말부터 항암도 수술도 불가하여 자연치유로 치료하기 위해 노력하셨고
임파선 및 간으로 암세포가 전이되어 올해 3월 부터 요양병원에 입원하셨습니다.
4월부터 식사가 어려워지셨고
5월부터 죽으로만 식사를 하셨고
5월 둘쨰주 정도부터 이제 죽도 섭취가 어려워지셔서
5월 24일 호스피스에 입소하셨습니다.
말기암 환자의 경우 밥 -> 죽 -> 식사x 순으로 상황이 진행되며
식사가 어려우시면 상태가 눈에 보일 정도로 급격히 나빠지십니다.
호스피스 입소 이틀전 요양병원에 계실 때 그래도 아직 기력이 남아 있을때
병문안을 갈 수 있었던 것은 참 다행이었습니다.
핼쑥해진 어머니 얼굴을 보니 무슨말을 해야할지 머리가 멍해졌지만
병문안 전날 잠이 안와서 밤새 고민하며 무슨 대화를
해야 할지
목록을 적어간 것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어렸을 적 에피소드들, 함께 여행간 장소들, 기뻤던 일들 즐거웠던 일들
그리고 인생에서 후회되는 것은 무엇인지?
뭐가 제일 좋으셨는지
걱정되는것은 어떤것인지? 다 여쭤볼 수 있었습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녹음을 할 수 있었던 것도 다행이었습니다.
이제와 생각해 보니 어머니는 의연하게 죽음을 준비하셨습니다.
대화 외에도 유언, 장지, 영정용 사진, 묘비에 적을 문구 등 준비하신
것들을 다 전달해주셨습니다.
호스피스에서는 21일간 계셨습니다.
호스피스에 입소해서는 어머님은 통증이 많이 잡혀
편안해 하셨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참 다행이었던것 같습니다.
어머니의 기도제목이 고통없이 평안하게 자는 것처럼 돌아가시는 것이라하여
ㅠ 그렇게 기도했기에 또 이뤄져서 하나님께 감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호스피스 입소 후에는 기력이 급격히 떨어집니다.
약기운 때문인지 정상적으로 대화를 하시는건 참 어렵습니다.
호스피스 입소시 담당의사선생님 말로는
오늘 만나는 순간이 앞으로 있을 가장 좋은 컨디션이라고
하시고 싶은말 여쭤보고 싶은게 있다면 미리미리 대화를 하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입소하시고 자녀들이 편지와 사진으로 영상을 만들어 영상편지를 보여드렸습니다.
호스피스 병동에 빔프로젝트와 시설이 있어서 어머니가 보시고 우셨던것이 기억납니다.
호스피스 입소 후 첫 주는 혼자 힘으로 걸어 화장실을 가셨지만
둘째주부터는 복수가 너무 많이 차서 거동이 힘드셨습니다.
거의 하루 종일 주무시고 그나마 저녁 6시 쯤 해가 지고 선선해졌을때
병동 옥상정원으로 휠체어를 타고 나가 1시간 가량 산책하시던게 전부입니다.
그때는 그래도 드문드문 대화를 하실수 있었습니다.
하늘은 얼마나 아름답고 푸르던지요..
목이 탄다 하셔서 얼음물을 스프레이로 뿌려드리고, 시큼한게 먹고 싶다 하셔서
레몬과 살구를 잘라 즙을 드실수 있게 하고, 손발을 주물러 드리고
답답하지 않도록 자세를 계속 바꿔드리고..
그래도 요청사항이 있고 원하시는게 있을 때는 해드릴수 있는것으로 좋았습니다.
2주가 지나서는 거의 의식이 없는 상태로 계속 누워계시게 됩니다.
신음소리 외에는 말씀을 못하시고 대화도 거의 불가능하게 됩니다.
밤에 특히 새벽에 통증이 오게 됩니다.
간호사를 불러 진통제와 수면제를 요청드리고
손잡고 귀에 사랑한다 말씀드리고 두렵지 않도록 무섭지 않도록
찬송가를 나지막히 불러드리는 것 그것 외엔 할 수 있는게 없었습니다.
남동생의 결혼식과 어머니의 임종이 겹칠까봐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결혼식은 어떻게 하고 장례는 어떻게 치뤄야 하나 상상하기도 힘들었지만
의사선생님은 임종이 곧 있을거라 하셨지만
어머니께서 정말 기적처럼 버텨주셨습니다.
남동생의 결혼식을 외삼촌을 통해 영상통화로 들으시고(눈으로는 못 보셨지만)
이틀 뒤 어머니께서는 소천하셨습니다.
[통상 혈압과 산소포화도로 임종전 환자의 상태를 가늠한다고 합니다.
혹 도움이 될까봐 올립니다.] - 일반적인 사례가 아닐수도 있습니다.
의식은 없으나 귀는 열려 있음.
의사선생님이 가족들 임종 인사 드리라고 호출한때(결혼식 전전날)
- 혈압 83/63에 산소포화도 94
결혼식전날
- 혈압 68/48에 산소포화도 93
결혼식 날
- 혈압 66/53에 산소포화도 93
결혼식 다음날
- 혈압 68/50에 산소포화도 94
결혼식 다다음날(임종일)
- 혈압 46/35에 산소포화도 ?
감사하게도 기도하시고 바라시던데로 평안하고 큰 고통없이 자는 것처럼
어머니께서는 소천하셨습니다.
돌이켜 보면 모든것이 은혜였던것 같습니다.ㅠ
어머니 병문안 하며 호스피스 병동을 보며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젊은 나이에 어머니 옆자리에 계시다가 2주만에 돌아가신분.. 섬망으로 계속 고통스러워하시는 할머니..
만약 어머니께서 암에 안걸리셨더라도 10년,20년 후에는 결국 호스피스에 오시게 되셨을 겁니다.
저도 .. 35년 뒤쯤 그런 모습으로 누워있지 않을까?.
운이 좋더라도 40년 뒤 50년뒤 ...
결국은 우리 모두가 같은 길로 가게 됩니다.
두렵고 떨리며 어떻게 남은 인생을 살아야 할까 더 깊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죽음의 두려움 앞에 있는 사람에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손을 잡고 기도해 주는 것밖에 없습니다.
인생에 대해 남은 삶에 대하여 고민이 깊어지는 밤입니다.
더 사랑하고 더 사랑해야겠습니다 ㅠ
지금 살아 있는 순간 숨쉬는 순간이 감사, 은혜입니다.
이제는 홀로 계신 아버지가 걱정이지만..
정말 어머니 말씀대로 힘내서 행복하게 화목하게
남은 가족들이 살아나가려고 합니다.
아름다운 동행 여러분들이 써주신 글로 댓글로 많이 위로받고
도움받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모두 건강하시고 힘내시고 행복하시기를~
ps 어머니께 어버이날 선물드렸던 카네이션 화분입니다
요양병원 친구들이 탐내셔서 선물로 주고 호스피스로
오셨다던데 그분들 중 한명이 꽃 많이 피었다고 이렇게 사진을 보내주셨네요 ㅠ 너무 이뻐서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