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아빠 생일축하해..^^

댄디91
2022.06.04 12:43 | 조회 504

아빠~ 잘 지냈어?

아빠가 우리 곁을 떠나던 차디찬 겨울이 가고, 실록 가득한 봄을 지나, 뜨거운 여름이 코 앞인 오늘이야.

여긴, 가끔 선선한 바람이 불기도하고, 뜨거운 햇볕이 쪼이기도 해.

아빠를 보내고 처음 맞는 아빠의 생일이야.

매년 아빠의 생일 모여서 같이 밥을 먹던 때가 생각나. 퉁명스럽게 겉으로 무슨 생일 대수냐고 말해도,

생일 초를 불때만큼 웃으며 초를 끄던 아빠의 모습이 새록새록 해.

급작스럽게 아프기 시작해, 마음의 준비도 할 시간도 없이

가버린거야.. 하늘에 아빠가 좋아하는 낚시터들이 잔뜩있었나~

조금더 우리곁에서 있어주지! 조금 섭섭하고 서운하다!!ㅎㅎ

그래도 한편으로 아빠가 많이 안 아프고 갔던 걸 위안을 삼아야 하나는 복잡한 마음이야.

내 욕심일지 가족의 욕심일지. 아빠가 그 고난을 이겨냐고 우리곁에 있었줬으면 하는 마음도 들더라.

하나하나, 아빠의 흔적들이 이제는 많이 없어졌어.

이제는 가족관계증명서를 띠면, 아빠 이름 옆에는 사망이라는 글자가 떠.

그 가족관계증명서를 손에 쥐고 보았을 때, 얼마나 한참을 그 종이를 바라보았는지 몰라.

가족등본엔 아빠이름이 없었졌고, 아빠 옷을 가득찼던 옷장과 신발장은 비어있고,

아빠가 좋아했던 매운음식들로 가득했던 천장엔 음식이 없어.

아빠가 낚시장비들과 차는 갈곳을 잃어서, 처치곤란이었다가 아빠에게 보내준다는 마음으로 정리를 했고,

아빠의 향이 물씬 났던 베게엔 빨지 않다가 어쩔수 없이 빨게 되었어.

아빠의 수저는 아직 부엌에 한자리 있지만, 화장실엔 아빠 칫솔이 없어.

모든아빠의 물건들이, 흔적이 흩어져 연해지기 시작했어.

그래도 우리가족은 아빠의 삶의 흔적을 기억해.

같이 찍은 사진을 보고, 같이 갔던 곳을 가면 회상해.

옅어져 가는 아빠를 다른사람들이 기억해주지 않을지 몰라도, 우리는 늘 아빠를 기억하고 있다는 걸.

하늘에서도 봐라봐 주길 바래.

내일이면 아빠의 생일이야. 내일은 일렁이는 마음 때문에 이 마음을 전할 길이 없을 것 같아서.

오늘 미리써서 아빠에게 편지를 써.

내일은 하늘낚시터는 가지말고, 우리한테 와서 얼굴보고 가~

아빠, 생일축하하고 정말정말 사랑해.

--

동행 여러분 잘 지내시는지요?

저는 위암으로 아빠를 떠나보낸 딸입니다. 아빠를 떠나보내고 처음맞는 주인공 없는 생일을 보내내요.

사적인 글을 보시면서 불편하실지도 모르겠지만.

부디, 제 글을 읽고 힘들어하시는 분들이 위안이 되었으면 해서 글을 남깁니다.

아빠를 보내고 아빠의 흔적을 제 손으로 치우면서

마음이 아프고 너무나도 힘들었습니다. 슬픔을 다 이겨내기도 전에 행정적 절차를 마무리해야 했고,

내 슬픔을 추스리기전에 장례식장에 오신 손님들을 맞이하느라 눈꼽땔 시간도 없었지요.

아빠를 보내고, 혼자계신 엄마 걱정에 밤잠을 설쳤고,

혹여라도 혼자라 슬퍼하실까 곁에 있으면서, 토닥이던 시간이들이었습니다.

정말 시간이 약이라는 말이 맞는지.

슬프지만, 우리는 이 고난을 함께 이겨내고 있고,

그래도 괜찮아하면서 살아가고 있더군요.

아빠가 없는 이 상실감의 공백은

어떻게 해도 메어지지 않을 것을 압니다.

하지만, 그래도 그 상실감의 공백을 아빠의 추억과 가족들의 사랑으로 조금씩 채워가고 있습니다.

보고싶지만 사진으로밖에 볼 수 없는 아빠,

조금 일찍가셔서 우리가 하늘에서 살 집을 짓고 계실거라도 믿고 있습니다.

소중한 가족을 잃으신 분들께 어떠한 말이 위로가 되지는 않겠지만.

마음껏 슬퍼하시고, 마음껏 눈물을 흘리시고

꼭 단디 강해지셔서 일어나주세요. 분명히 하늘에 계신 분들도 그것을 바라고 있을 테니깐요.

아파도 힘들어도 끼니는 거르지마시고,

건강챙기실 바랍니다.

동행분들 힘내고 파이팅!

저는 아빠가 아프고 이곳에서 많은 위로와 정보를 얻어갔습니다.

그 힘으로 아빠를 이겨내자 에너지도 얻고, 든든한 빽이 생긴것 같았습니다.

부디, 제 글로 다른 동행님들의 슬픔에 자그나만 힘이 되길 바라며 글을 맞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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