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2년이 넘도록 처음 병원에 동행했습니다.

힘내자남편l직보
2022.05.20 22:35 | 조회 3.2k

저희 남편은 20년1월부터 직장암 간전이, 골반뼈 전이로 56차 항암을 하고 있습니다. 발병당시 아이들이 어려서 2살,5살.. 단 한번도 남편따라 병원에 가보지 못했습니다. 울산에서 처음 진단받을 때는 함께 했지만 서울 아산 병원은 남편 혼자 늘 다녀왔었어요.

오늘 다학제로 보호자는 있어야 할 것 같아 처음 남편따라 서울 아산병원에 다녀왔습니다. 참 아픈 사람이 많더군요.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다 저희같은 사연들을 가지고 있겠죠? 이런 곳을 남편 혼자 보냈던 것도 마음이 아팠고. 혼자 올 수 밖에 없는 저희 형편도 마음이 아프더군요. 그동안 얼마나 외로웠을까..

병원 지하 식당에 가서 맛 없는 밥을 배 채우기 위해 먹었어요. 그 때 엄마와 마주보며 앉아있는 저희 아이 또래 아이가 있었어요. 환자복을 입고 민머리 인 거 보니 소아암 친구였던 거 같아요. 밝게 웃고 있는 모습이었지만 밥 먹는 내내 눈길이 갔어요.

저희 남편도 4기로 기약없이 수술도 안되는 상황에 재발까지 되었으니 사실 심각하다면 그 누구보다 심각한 상황이죠.

아까 혼자 기도하는데 문득 그 아이가 생각이 나더라구요. 엄마의 마음이라 그런지 아이를 생각하며 그 아이를 위해 기도하는데 얼마나 눈물이 나던지…

오늘 오며가며 보았던 많은 분들이 꼭 치료될 수 있길 함께 기도했습니다.

다학제 날이라 처음으로 아이들을 친정부모님께 맡겨두고 아침부터 남편과 srt를 타고 병원에 잠시 발 디디고 다시 울산으로 내려왔습니다.

유난히 날도 맑고, 주말이라 여행가는 분들도 많더라구요.

둘만의 여행이나, 데이트였으면 더 좋았겠다 싶으며

기차 밖 풍경을 보니 눈물이 핑 돌더라구요.

그래도 낙심 말자..하면서 마음을 다 잡긴 했지만,

그간 홀로 2주에 한 번씩 2년을 넘게 항암하고 오가고 앞으로도 도대체 얼만큼 다녀야할 지 모르는 남편을 생각하니 참 가슴이 아픈 밤입니다.

다음주 방사선과도 함께 예약되어 방사선 치료 계획을 들으러 갑니다. 아까 올린 글에 자세하게 댓글 달아주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항문에 가까워 항문을 살리지 못한다며 수술에 회의적이시고 방사선으로 4기 항암 중인 저희 남편이 얼마나 좋아질지.. 지금 이 방법 밖에 없긴 하지만 기대가 되기도 하고 사실 아직까지 앞길이 터널같이 깜깜하기만 합니다.

많은 정보 보태주세요!

저희도 힘내서 치료 잘 받고 좋은 소식 알려드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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