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아버지께서 위암 4기라고 합니다.

모티브1
2022.02.17 00:28 | 조회 2.8k

아버지께서 2000년 간암 2기였고, 색전술과 고주파로 18년을 버티시고 18년말에 절제술을 받으셨습니다. 어찌보면 참 간암으로 이렇게 오래 사신 경우가 손에 꼽을 정도겠죠. 술이 원인이라 이후에 술은 일절 손대지 않으셨습니다.

그렇게 지내시다가 1월초에 배가 불편하다고 하셔서 CT를 찍어보니 복부에 물이 찼더군요. 그리고 간은 문제가 없으나, 대장이 좀 두꺼워져 있다는 간암 집도하신 교수님 말씀에 급하게 여기저기 수소문해서 2~3주씩 기다려야 하는 내시경을 한 개인병원 선생님의 배려로 이틀만에 예약했고 위대장 내시경을 진행했죠. 저도 간에서 대장으로 전이가 된 건가 생각했으나 내시경을 해보니 대장에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위에서 위궤양이 발견됐죠. 그리고 같이 찍은 엑스레이에서 폐에서 작은 결절이 발견됐구요. 조직검사를 해보니 1차병원에서는 암은 아니지만 약으로 치료가 힘들다. 큰 병원에 가보라는 이야기를 했고 조직검사지에도 암 소견은 없더군요.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여기 선생님은 조직검사 결과는 이상이 없다고 나왔으나 암일 수 있다는 판단이었던 것 같습니다. 보호자는 같이 안왔냐고 물었던 것도 그렇구요.

그래서 경북대병원에 예약을 잡고(설이 끼어 있어서 시간이 지체가 됐네요.) 복수가 심하여 위 병원에 가니 선생님이 아마도 위에서 생긴 복수일 가능성이 높다는 말씀을 하였습니다.(본인은 암으로 본다는 거겠죠.) 그러고 경북대병원에 가서 다시 내시경을 하였고 조직검사를 하였더랬죠.

간암을 수술한 교수님은 보통 간암에서 폐로 가장 먼저 전이가 되는 것 때문인지 위대장보다는 폐가 더 급하다고 호흡기내과를 컨택해주셔서 입원예약을 잡아놨었습니다. 7일이 입원예정일이었는데 5일부터 혈변과 구토가 심하게 발생하면서 너무 아프다고 하셔서 결국 6일 밤에 구급차를 불러 응급실로 갔더랬죠. 저는 내시경을 진행하면서 천공이 발생한 건가 생각이 들어서 급하게 간 거구요.

그리고 입원을 기다리는 와중에 응급실 의사선생님이 위에서 나쁜 게 발견됐다면서 나쁜 게 뭐냐고 하니 악성 종양이라고 하더군요.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라 다른 선생님께도 물어봤으나 그렇다고 하더군요. 여튼 오랜 시간을 기다려서 입원을 하였고 입원하자마자 위에서 출혈이 발생해서 그런 것 같다는 소견과 함께 먼저 내시경을 다시 진행하여 지혈과정을 거쳤습니다. 이후 소화기내과로 입원하여 수술여부 등을 확인하는 과정이 있었네요. 원래는 협진 결과 위암이고 폐도 위에서 전이가 된 것 같다는 소견.. 1월 CT상으로는 복수가 심하지 않아서 복막전이로까지 보지는 않았고 둘다 절제술로 가자고 했으나 9일 배가 너무 불러온다는 증상을 이야기하니 다시 급하게 CT를 찍었고 복막도 전이가 된 것 같다는 의견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10일에 예정되었던 PET-CT는 영양제를 맞으면서 갑자기 당이 높아지면서 인슐린도 통하지 않아서 14일로 미뤄졌구요. 이때까지 진짜 구토증상때문에 식사도 못하셔서 살이 너무 많이 빠지셨네요. 10일에 주치의선생님이 와서 수술이 힘들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시더군요. 그래서 종양내과 교수님과 협진을 했다고 했구요. 11일이 되어서 아버지께서 너무 고통스러워하셔서 주치의선생님과 다시 면담을 신청하면서 아버지께서 3일 내시경 이후 구토때문에 식사를 못하셨고 이게 내시경을 하는 과정에서 생긴 출혈때문이 아닌가 물으니 구토증상이 나오는 원인을 다 설명해주시더라구요. 그러면서 기대여명은 1~3개월.. 본인은 호스피스를 알아보는 게 낫지 않나 생각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아버지 기록 보셔서 아시겠지만 간암 걸리고도 20년 넘게 사신 분이라고 의지가 대단하신 분이기도 하고 아버지께서 그건 받아들이지 않으실 거라고 하니 종양학과 교수님께 가서 항암주사로 치료를 받아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하시더군요. 가능성은 반반이라고 하구요. 제 입장에서는 반반이라도 상당히 긍정적이라 생각했구요. 그리고 마지막에 구토로 물도 제대로 못드시는데 이거 어떻게 해결하는 방법이 없냐고 물으니 산쿠소라는 패치가 있는데 비급여고 60%정도 확률로 효과가 나온다고 하더군요.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하는 상황이니 일단 써보고 효과가 없으면 안쓰면 되는 거니까 처방해달라고 했네요. 8만원이라길래 하루 8만원인줄 알고 좀 놀라긴 했으나 일주일 가까이 효과가 간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효과는 다행히 좋아서 이후부터 죽을 조금씩 드시기 시작했고 물은 잘 드시기 시작했습니다. 이 부분에 있어서 위 주치의선생님께 너무 감사했구요.

하지만 이때 경북대병원의 시스템을 잘 몰라서 저는 검사를 받고 암치료센터가 있는 칠곡경대병원으로 가면 바로 병실로 가는 건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PET-CT도 본원에서 찍고 가려고 했던 거구요. 하지만 주말에 상담하다보니 그게 아니란 걸 알았고 월요일 아침에 PET-CT는 예약되어 있으니 그건 찍고 가겠다고 했네요. 식사를 하시기 시작하면서 영양제 많이 맞아봤자 복수만 더 찰 거 같아서 제가 영양제 좀 줄여달라고 했구요. 당은 계속 250을 유지해서 월요일 CT를 찍지 못하겠구나 싶었습니다. 일요일에 서울에서 간호사를 하고 있는 동생이 면회를 왔는데 영양제 보더니 이걸 다 준다고? 그렇다고 하니 이거 당수치 엄청 올라가는 건데라고 말하더라구요. 하루에 얼마 넣는지 묻길래 처음에는 이렇게 넣고 지금은 내가 줄여달라고 했다고 하니 그러니 당수치가 안떨어지지 이러더라구요. 다행히도 그 줄인효과가 다음날 나타나서인지 250에서 떨어지지 않던 당이 일요일 저녁에 180까지 떨어지더라구요. 솔직히 여기에서 병원에 대한 신뢰도가 많이 떨어지긴 했습니다. 왜 사람들이 서울에 있는 병원을 가라고 하는지 이유도 알게 됐구요.

월요일인 14일 PET-CT를 찍은 결과 역시나 복막과 폐는 전이로 보인다는 소견을 받았습니다. 바로 퇴원해서 칠곡경대병원으로 왔으나 코로나 환자가 너무 많아서 병실이 부족해서 대기가 길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2일이나 응급실에서 보내고 16일 오후에 입원했네요.

제가 봤을 때는 복수만 좀 빼도 지금의 상황이 조금은 더 좋아질 거 같아서 응급실 주치의선생님게 요청을 하니 치료를 받을 생각이면 복수는 웬만해서는 빼지 않는 게 좋다고 하시더라구요. 자세한 건 내일 교수님을 만나봐야 알겠지만요. 시간이 좀 많으면 서울에도 가보고 여기저기 소견을 듣고 치료방법을 택했을 건데 진행성위암이기도 하고 이미 복수가 차기 시작한 지 한달이 지난 시점이라 다른 곳에 갈 여력도 없고 여기 의료진을 믿고 가는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내려졌네요. 이제는 항암주사 한번이라도 맞을 기회라도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기도 하구요. 어떻게 잘 풀렸다면 지난주에라도 입원해서 못해도 월요일이나 화요일에는 항암주사를 맞았을 건데 지금은 모르겠네요.

간암은 천천히 진행이 되어서(지금 돌아보면 착한암이었죠) 여기저기 물어보고 당시에 가장 나은 방법을 선택해서 계속 치료를 했는데 지금 위암은 진행성이라 너무 빠르기도 하고 병원시스템의 문제로 시간을 너무 끌어버린 것도 있고 뭔가 일이 자꾸 꼬인 것도 있어서 결국에는 외통수에 빠진 상황이라고 해야 하나.. 의지가 아무리 강해도 신체가 버텨주지 못하면 어쩔 수 없으니까요. 어떻게 운이 잘 따라주길 바라야 하는데 여태까지 상황이 자꾸 꼬이다보니 자신이 없기도 합니다. 가입해서 주절주절 글 좀 적었네요. 다들 잘 이겨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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