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운수좋은 날

조용한
2021.12.24 02:00 | 조회 1.3k

항암주사 5회 + 방사선 28회(토모 16회 + 양성자12회) 11월8일 항암1차와 방사선치료를 시작하고 12월20일 마지막 양성자치료를 받았다. 매주 월요일 항암주사를 맞았다. 매주 수요일 혈액종양내과 진료를 보고 나면 항암처방을 내주고 월요일 항암주사시간 예약을 해야 하는데 너무 일찍 시작하면 새벽부터 기차를 타야 하거나 전날 호텔에 머물면서 항암주사 예약시간을 맞춰야 했고 ,오후에 항암주사시간이 예약되면 항암주사후 방사선치료를 받아야 하는 시간이 너무 늦어져서 밤늦게 기차 타고 집에 가야했다. 매주 항암주사 시간을 예약하고 그에 맞게 숙소를 잡거나 기차를 예매하는 등 스케쥴 짜야하는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경험상 오전11시 항암주사 시간 예약이 집에서 9시에 출발해서 기차타고 병원에 도착해서 항암주사 3시간 30분 맞고 나면 원래 예정이던 방사선치료 시간이 지나서 1시간에서 2시간정도 기다렸다가 방사선치료 받을수 있었기에 제일 적당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이 시간은 우리에게 어쩌다 한번 허락되는 시간이었다. 매주 수요일은 혈액종양내과 진료를 봐야 하는데 항암후 혈액검사 및 엑스레이를 확인하고 다음회차 항암주사 가능 여부를 결정하는 날이어서 진료 2시간전에는 병원에 방문하여 검사를 받아야했다.

수요일 진료시간 예약은 항상 오전진료 였는데 혈애검사 때문에 2시간 일찍와서 기다리고 진료 후 방사선치료예약시간까지 2~3시간 기다리는게 허다했다.(대부분 진료 2분 + 방사선치로 15분을 위해 10시간을 소비한다)

혈액종양내과에서는 산쿠소패취+맥페란+탄튬가글을 처방해주셨다.(5분 미만의 진료를 위해 하루를 투자하는것이 어쩔때는 서글프기도 했지만, 방사선치료 받으러 어짜피 병원에 오는거니잖아 라며 우린 서로 위로하기도 했다) 매주 목요일은 방사선치료 전에 방사전종양학과 진료를 보고 코안의 암조직이 얼마나 줄어드는지도 확인하고 목안의 염증도 확인하여 점막궤양 발생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알마겔현탄액 처방도 해주시고 진통제도 처방해주셨다. 아버지 비인두암진단후 카페에 글을 읽으면서 나름 준비를 많이 했다고 생각했다. 치료 받으러 다니면서 운도 따라 주어 치료도 빨리 시작할수 있었고, 방사선치료 시간도 변경해주셔서 기차시간에 맞게 잘 받았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점이 있었다. 방사선치료 후유증에 대해 치료전에도 교수님께 설명도 들었고,카페에서 글도 읽어서 단단히 준비하였는데, 항암5차 +토모치료 16회까지는 체중감소 2키 식욕저하만 있고 매일 집에서 오송역까지 운전도 잘하시면서 다니셨다. 토모16회 후 양성자치료로 넘어가면서 항암도 5회 마치셔서 더 좋아질꺼라고 생각했는데, 양성자치료 받으면서 더욱 힘들어지셨다. 입맛은 더 없어지고, 목과 코안의 염증은 점점 심해졌다. 아버지는 치료 후반에는 예민해지고 신경질적으로 변하셔서 엄마한테도 상처주고, 옆에서 같이 다니는 나에게도 고약하게 툭툭 말을 뱉으셔서 한동안 나도 너무 힘들었다. 쌓일대로 쌓이다가 터지기 일보직전일때 언니가 혼자 모시고 다니면서 아버지를 일주일정도 만나지 않고 나니 내 마음이 한결 편안해지고 다시 힘을 내서 치료 받으러 함께 다닐수 있었다. 하지만 말만 붙이면 화를 내거나 짜증내시는 아버지 때문에 아버지께 말을 거는 경우가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

12월20일 마지막 양성자치료를 받았고, 현재 집에서 요양중이신데 방사선후유증이 매우 무섭다는것을 실감하고 있다. 양성자치료 6회정도 받고 나서부터는 토모치료 중에도 없던 목@귀 부분의 피부화상이 생겨서 현재는 왼쪽 쇄골부위에 2도 화상이 발생하여 집에서 화상연고를 바르고 마데카솔분말을 뿌려주어 관리하고 있고 목의 통증으로 10일정도 제대로 드시지 않으니 현저하게 체중이 감소되어 보인다. 2주전에 68키로였는데 지금은 체중도 안재시려고 해서 체중이 얼마인지 알수가 없지만 현저하게 체중감소가 보인다. 고집을 피워서 그린비아나 뉴케어도 잘 드시지 않는다. 목의 통증으로 방사선종양학과에서 진통제와 국소마취스프레이를 처방 받아 사용하지만 효과적이지 않은것 같다. 오늘은 방사선치료도 안받는데 왜 이렇게 아픈거냐면서 짜증을 내신다.

치료때문에 생긴 염증으로 아픈거라서 한달은 지나야 괜찮아 진다고 말씀드렸는데도 들으려고 하지 않으신다. 엄마한테는 그냥 확 죽어버리고 싶다고 말씀하셨단다. 너무 예민하고 신경질적이어서 엄마는 무서워서 말도 못붙이겠다고 한다. 화요일부터 매일 비타민 수액이랑 영양제 주사를 맞게 해드렸다. 처음에는 싫다고 병원이라면 지긋지긋하다고 하셨지만 짜증내시면서 주사를 맞긴 하신다. 그린비아는 달래고 달래야 한끼에 한캔정도만 드신다. 환자인 아버지 포함 모든 가족이 힘들다. 아버지가 제일 힘들다는걸 알기에 모두 상처 받아도 속으로 삭힌다. 어떤분은 시간이 약이라고 하셨다. 힘들어 하시는 아버지가 너무 안쓰럽다. 시간이 빨리 지나가는 마법이 있었으면 좋겠다.

이제까지 그러했던것처럼

운수 좋은 날이 우리에게 다시 찾아오길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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