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말에 건강검진에서 남편이 날벼락같은 위암판정을 받고 수술을 하고 퇴원을하니 딱 한달이 지나있었어요. 정말 그 한달은 천당과 지옥을 오가며 슬퍼하다가 분노도하고 좌절도하고 희망도 갖고 감사하기도하고… 너무나 많은.. 엄청 큰일들이 순식간에 정신없이 지나갔어요.
너무나 갑작스런 일에 정신 추스를 시간도 없이 위암에 관한 책들을 읽고 퇴원후 음식 식단을 짜고..
정말 1도 모르는 상태에서 책과 동행카페에서 많은 도움을 받아 남편은 퇴원 후 2주를 무탈하게 잘 보내고 있습니다.
부끄럽기도하고 오지랖 같기도해서 올릴까말까 며칠을 고민하다가 혹시나 저처럼 하루아침에 위암환자 보호자가 되어 가까스로 정신줄 붙들고 식단고민하시는 보호자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하여 남편에게 해준 음식들 조금씩 올려볼까합니다.
저도 이제막 시작한 초보보호자라 너무나 많이 부족하지만요^^;;
퇴원후 1주차 음식들입니다.
흰죽, 배추미소된장국,섭산적,익힌토마토(씨빼고),시금치나물
양을 잘 모르고 많이줘서 다음엔 좀 줄였어요
닭가슴살야채죽, 메추리알소고기장조림, 소고기무국, 닭가슴살+익힌토마토+데친오이 샐러드(간장,레몬즙,올리고당 드레싱)
전복죽, 섭산적(케첩), 삼치데리야끼조림, 익힌토마토, 물김치
소고기야채죽, 연두부게살오이토핑(간장,레몬즙,올리고당 드레싱), 새우살가지볶음(굴소스,매실청), 무나물, 물김치
흰죽(영양죽을 너무나 먹기 힘들어하는 신랑이어서 흰죽에 미소배추된장국으로 변화주면서 다양한 죽 해주었어요), 배추미소된장국,대구살전(대구살 다져서 채소, 두부),장조림, 새우살가지볶음
닭가슴살야채죽, 몽글이순두부(간장), 장조림(저랑 같이 먹느라 양이 많아요), 익힌토마토, 물김치
소고기야채죽, 치즈달걀말이, 무나물, 새우살가지볶음, 익힌토마토
전복죽(이번엔 부추를 살짝 넣어서), 갈치구이(어린이용 순살 생선을 기름 최소한 두르고 닦아내고 구웠어요), 장조림, 무나물, 물김치
적양배추죽(닭육수), 맑은대구탕, 에그스크램블, 장조림, 익힌토마토, 물김치
간식: 시금치프리타타, 황도요거트(국내산 복숭아로 만든 병조림 물에 한시간 담궈서 당분 빼주고 무가당요거트)
죽을 워낙에 싫어하는 남편이라 닝닝해서 먹기 힘들어하면서도 잘 먹어주었어요. 고기죽보다는 전복죽이 낫다고했고 물김치와 장조림 그리고 익힌토마토가 있어 그나마 입이 상큼하다했어요. 그래서 연두부에 드레싱도 레몬즙 넣어 상큼하게 해주었어요.
평소에 먹성이 워낙에 좋던 남편인데.. 티스푼으로 겨우 조금씩 먹고 .. 밥도 급하게 먹던 사람이라 30분 타이머해놓고 먹는게 힘들지만 잘 해주고있어요. 수술 후 제일 먹고 싶은게 시원한 물 한잔 벌컥벌컥 마시는 거라고해서 ㅠㅠ 너무 맘이 아프고.. 하지만 지금이 겨울이라 그마저도 감사하고 내년 여름엔 벌컥벌컥은 아니어도 지금보다는 빨리? 삼킬수 있을거야하며 서로 위로하고 힘내고있어요.
먹는걸 종일 해도 간식포함 6-7회 겨우 해내고 있어요. 조만큼 먹고 장유착 폐색 올까봐 계속 걸어서 하루 만보 넘게 걷는것도 참 힘드네요. 살이 안 빠질수가 없죠 ㅜㅜ.
그래도 수술할 수 있었음에 감사하고 항암 받으면 더 힘들텐데.. 그 때 생각하며 몸 만들고 힘내고 있습니다.
간식은 남편이 뉴케어 먹는걸 힘들어해서(씹어서 삼키는데도 목에 걸리는 느낌이 난대요. 두유는 또 괜찮고..희안합니다) 스프에 쌀식빵이나 모닝빵 찍어서도 먹고 에이스, 버터와플, 아이비 등 크래커 조금씩 먹어요.
카스테라는 집에서는 벅차서 생협에서 사서 조금 먹어봤는데 괜찮았고 남편은 유동식일수록 오히려 목에 걸린느낌이 난다며 먹기 힘들어합니다. 호박죽, 뉴케어 등등이요.
그리고 목에 걸린느낌이 조금이라도 들 때는 그 뒤에 물이나 그런거 먹으면 바로 덤핑이 오드라고요. 그냥 무조건 내려가기를 기다리며 쉬어야해요. 퇴원 후 하루 이틀차엔 딸꾹질이 나는데 물을 못 먹으니 잘 멈추지도 않아서 힘들어했습니다.
과일은 1주차에는 황도 병조림 물에 담궈 당분 빼서 요거트와 주고 익힌 토마토 씨 빼서 먹고 귤 반 잘라서 오렌지 쥬스 스퀴저로 짜서 주었습니다.
암 선고 받고 충격에서 마음 추스를 시간도 없이 현실 같지 않은 시간 속에서 퇴원 후 식사 준비에 막막하고 정신없으실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저도 동행에서 너무 많은 도움과 힘을 받고 있어요.
우리 모두 힘내요. 환우분들도 보호자분들도요!
아 참. 제가 아주 많은 도움받고있는 책들도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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