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술과 담배를 좋아하시던 아버지가
몇달전부터 살이 많이 빠지셨고
병원을 극구 싫어하셔서 이때까지 못 모시고 갔는데.
음식까지 삼기기 힘들어지니
결국 지난주 월요일 병원을 가시게 되었습니다.
내시경 결과가 나오는 동안 얼마나 방바닥에
엎드려 기도를 드렸는지 모르겠습니다.
암이 아니길 기도는 안드릴테니
제발 수술만 가능하게 해달라고요.
하지만 결과는 식도암4기였습니다.
조직 검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의사선생님이 딱잘라 말하시더라네요.
너무 늦었다. 이건 안된다. 간까지 전이 됐다고요.
어머니께 그 이야기를 듣는데
안 믿겨서 울음이 안나오더니
동생에게 전화 거는데 그제서야 눈물이 났습니다.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사람이 이렇게나 눈물이 많이 날수 있구나 싶었어요.
제 친할아버지도 식도암으로 고생하시며 돌아가셨는데, 아버지도 똑같이 그 병을 앓으시게 되는동안
왜 한번도 식도암에 대해서 자세히 찾아보지 않았는지,
왜 억지로라도 병원을 모시고 가지 않았는지,
아버지가 술 담배를 좋아하시는 이유가 제가
속을 썩여서 그런건 아닌지 ,
결국 모든 후회는 저 자신에 대한 원망으로 돌아오더라구요.
그렇게 몇날 며칠을 못 먹고 못 자고 지내는데
어느날 새벽에 문득 멍하니 빈방에 앉아 있는데
그런 소리가 귀에 들리더라고요.
시간을 줬으니 그 시간을 슬퍼하는데만 쓰지 말아라
라는 목소리요. 제가 종교도 없는데
그런 소리가 들리면서
정신이 맑아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이럴 시간이 없다. 더 많이 사랑하고
하는데까지는 해보자.라는 마음을 먹게 되었어요.
그 후부터는 일이 차근차근 진행되었던거 같아요.
서울 아산 병원에 진료 예약을 하고
어제는 조직검사 결과를 받아왔습니다.
지금은 부모님과 서울가는 버스 안입니다.
아산에서 교수님께서 사망선고를 내리실지
아니면 그나마 희망을 선사해주실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어떤것도 받아들여야겠습니다.
가족이 아프기전까지는 이렇게 세상에 암으로
고통받는 환우분과 가족들이 많은지 몰랐네요.
이 카페에 계신 모든 환우분들과
가족분들이 오늘도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간절히 기도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