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로 들어가서 보호자의자에 앉았다. 혈액종양내과 박세훈교수님 인상은 온화해 보이고 부드러운 느낌이다. 여러병원을 거쳐서 가지고 온 초진차트,조직검사결과지(임파선조직검사,비인두조직검사)PET CT결과지를 보시면서 전산에 차트를 작성하신다 .잠시 시간이 걸리니 양해부탁을 하시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얼마든지 기다려 줄수 있다고 대답하고 싶었지만 , 네..라고 짧게 대답했다.
차트 정리 후 말씀하신다. "방사선치료가 가능하다고 하시면 저희는 3주 간격으로 항암치료를 2회만 하겠습니다" 반가운 말씀이다. 3회 예상하고 있었는데 2회만 한다고 하니 너무 기쁘다. 다시 피검사와 엑스레이 심전도 검사를 하라고 지시 받는다. 앞으로도 외래 올때마다 미리 이 검사들을 루틴으로 시행하고 진료를 봐야 한다고 한다. 9월27일 충대에서 입원전 검사 하고 병원이 바뀌니 10월18일 세브란스에서 입원전 검사하고, 삼성병원에서도 새로 하라고 한다. 아빠가 또 검사를 하냐고 물으시길래, "다른 병원 검사결과를 못 믿어서 자기네 병원에서 다시 하라고 하나봐" 라고 우스게소리처럼 대답해드렸다.
진료후 아무리 기다려도 나중에 언제 와라, 어떻게 하라는 지시가 없어서 한참을 기다리다가 담당 간호사에게 조용히 물어봤다.
"저 ...안영조님은 진료 다 보시고 기다리라고 했는데 아무 말씀이 없는데 더 기다리나요?"
깜빡한 눈치이다. 진료 다 보시고 설명 못들었냐고 하더니 진료후 안내문을 출력하여 설명해준다.
"오늘 13:40 방사선종양학과 진료보시고 모의치료 예정일에 혈액종양내과 진료도 꼭 보시고 진료2시간 전에 피검사 엑스레이 찍으세요"
네.라고 대답하고 아빠랑 언니에게 점심을 먹으러 가자고 했다. 아침에 집에서 고구마 한개 먹고 나와서 동분서주 했더니 한참전부터 배가 너무 고팠다. 형부가 체제 고생한다고 꼭 맛있는거 사주라고 했다고 해서 푸드코트에서 제일 비싼 12000원 짜리 뚝배기불고기를 남김 없이 먹어 치웠다. 아빠는 돈가스를 주문하셨는데 식사를 맛있게 하시는 모습을 보고 , 나도 밥을 배부르게 먹고 나니 기분이 좋아졌다. 언니가 아침에 수원에서 오느냐고 커피를 못마셨다고 하여 카페테리아에서 아메리카노를 사서 암병원 밖으로 나왔다. 병원 밖 산책로를 따라 올라가 벤치에 앉아 잠깐 가을을 느껴보기로 했다. 단풍이 예뻤다. 우리 병원 왔다 생각하지말고 단풍구경 나왔다 생각하자고 하고선 아빠와 나란히 팔장을 끼고 사진 한장씩 찍었다. 사진 찍는 기술이 꽝인 나에게 언니가 타박을 한다. 예쁘다고 말해줬지만 사진으로 보이는 자신이 만족스럽지 않은게 분명하다. 소심하게 반항해본다."그러길래 누가 화장도 안하고 나오래~~"
20분 정도의 산책으로도 너무 기분이 좋아진다.
서울에 기차타고 오면 전철로 이동하게 되니까 두더지 마냥 땅밑으로만 다니게 되는데, 쌀쌀하긴해도 이렇게 밖의 공기를 마시니 너무 기분이 좋다. 오후 방사선종양학과에서도 기분 좋은 말씀만 해주셨으면 좋겠다. (별내용은 아닌데 읽어 주셔서 감사해요.여기가 끝이 아니예요.3탄 있어요)